국가보훈처, 순국선열·애국지사 177명 포상

허은 여사와 허은 여사의 구술 회고록 아직도 내귀엔 서간도 바람소리가 초판본. 국가보훈처
만주에서 독립군의 항일투쟁 지원에 헌신한 구미 출신 독립운동가 허은(許銀) 여사에게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됐다.

왕산 허위 선생(건국훈장 대한민국장, 1등급)의 재종손녀이자 안동의 석주 이상룡 선생의 손부인 허은 여사는 1908년 왕산 허위 선생이 순국한 뒤, 만 6세가 되던 1915년 일가족과 함께 서간도로 망명했다.

이후 부민단(扶民團) 등 현지의 독립운동 단체가 주관하는 국치기념일(8.29)과 개천절 행사 등에 참여해 ‘국치가’와 애국가를 부르며 민족·독립의식을 키웠고 16세가 되는 1922년 이상룡(62·독립장)의 손자인 이병화(62·독립장)와 결혼했다.

이후 1932년 귀국할 때까지 시댁 어른들의 독립운동을 보필하면서, 서로군정서(西路軍政署) 회의 때마다 독립운동가들의 조석을 조달하고 군정서의 독립군들이 입을 군복을 만들어 보급하는 등 서간도 무장 독립운동 지원에 헌신했다.

특히 여사의 친정과 시댁 여럿이 서훈 된 대표적인 독립운동 명문가로 손꼽힌다.

허은 여사는 왕산 허위 선생의 사촌 형 범산 허형의 손녀이면서, 허형의 차남 독립운동가 허발 선생의 딸이다.

허발 선생의 묘는 대구시 신암동 국립 신암선열공원에 안장돼 있고 시조부인 이상룡 선생은 건국훈장 독립장(3등급), 시부인 이준형 선생은 애국장(4등급), 남편인 이병화 선생은 독립장을 받았다.

이와 관련 14일 구미 경실련은 “이상룡 선생의 안동 임청각은 4대 9명의 독립투사를 배출한 독립운동의 산실로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대한민국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상징하는 공간’으로 언급한 후 정부가 나서서 복원을 추진하는 등 독립운동 성지화, 성역화 사업이 추진 중”이라며“하지만 구미의 왕산 허위 선생은 3대 14명의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대한민국 최고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명문가’인데도 소형 기념관밖에 없으며, 생가터 600평짜리 작은 기념공원도 손자가 구미시에 무상으로 기부해 조성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허은 여사 애족장 추서를 계기로 ‘대한민국 독립운동 최고 명문가’로서 왕산 허위 선생 가문의 위상이 재입증 됐다”며“구미시도 ‘왕산 허위 선생은 임은동 출신 독립운동가’, ‘장진홍 선생은 옥계동 출신 독립운동가’라는 식의 논리를 부끄럽게 생각하고 반성하면서, 왕산 허위 선생 성역화 사업을 추진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국가보훈처는 허은 여사 외에도 1920년 3·1 독립만세 운동을 재현한 배화여학교 6명의 소녀 등 177명(여성 26명 포함)의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를 13일 포상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