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소방본부, 올해 400건 집계···엔진과열 등 기계적 원인 최다

수입차와 국산차를 가리지 않고 차량화재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운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차량화재는 교통사고 못지않게 큰 인명피해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자동차는 유류를 사용하는데다 통풍이 원활해 순식간에 불길이 확대될 수 있어 주행 중 화재가 발생할 경우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BMW 화재가 잇따라 발생한 가운데 지난 9일 새벽 1시 41분께 상주에서도 에쿠스에 불이 나 2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바 있다.

실제로 차량화재는 매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올 들어 14일까지 대구·경북에서 발생한 자동차 화재 건수는 400건으로 집계됐다.

발화 원인은 엔진 과열 등의 기계적 원인이 121건(30.3%)로 가장 많았고 전기적 원인 97건(24.3%), 부주의 54건 (13.5%)가 뒤를 이었다.

2015년부터 3년간 발생한 차량 화재는 1296건으로 나타났다.

40명의 인명피해를 냈고 재산 피해 또한 83억2200여 만원에 달했다.

자동차 종류별 화재 현황을 살펴보면 승용차가 519건으로 가장 많았고 화물차 479건, 오토바이·버스·농기계 등의 기타차량 298건 순으로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차량 화재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짐에 따라 많은 운전자들이 자신의 승용차에 차량용 소화기를 하나씩 준비하는 분위기다.

박 모(35)씨는 “최근 차량 화재와 전혀 관계없는 승용차를 운전하는데도 불안한 마음에 소화기를 하나 사뒀다”며 “큰 불을 막을 수 있는 소방용품을 마련해 두니 마음이 조금 놓인다”고 말했다.

최근 운전면허를 취득한 가족을 가진 이 모(53)씨는 “이달 초 친구들과 렌트카를 타고 여행을 다녀 온다는 큰 딸을 결국 말리지 못하고 차량용 소화기를 챙겨 보냈다. 다행히 별일 없었지만 혹시 이동 중 차에 불이라도 나면 어쩌나 싶어 하루에도 몇 번씩 안부를 물었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7인승 이상 차량은 제조 단계부터 소화기를 비치해 판매해야 한다.

하지만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5인승 승용차의 경우 소화기 탑재 의무가 없다.

이에 따라 차량용 소화기 비치와 차량 화재에 대응하는 방법 등의 지속적인 홍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한편, 전문가들은 자동차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서 차량이 과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부분의 부품에서 열이 발생하는 자동차의 특성 상 요즘 같은 기록적인 무더위에 오랫동안 노출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또 냉각수의 양과 상태를 확인하고 자동차의 배선과 연료, 점화장치 등의 이상 유무 또한 점검해야 한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정기적인 점검은 필수이고 자동차용 소화기를 비치해 위급 상황에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며 “무엇보다 교통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운전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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