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문제 해결위해 지혜 모아야"

경주 황룡원에서 15일 개최한 ‘2018한국교수불자대회’ 참가자들이 합장을 한 채 입재의식을 진행하고 있다.
“대한불교 조계종을 중흥시키기 위해서는 파계승들을 경중에 따라 종단 내에서 일벌백계가 되도록 철저히 징계하고, 승려법을 개정함은 물론 승려들 자신이 사찰 돈에 손대지 말아야 할 것이다”

불자교수들의 공동체인 (사)한국교수불자연합회(회장 심익섭, 동국대교수)는 15일 경주 보문관광단지 내에 위치한 황룡원에서 ‘한국교수불자대회’를 열고,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대한불교 조계종 문제 해결을 위해 교수들이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불교의 중흥’을 주제로 개최한 이날 학술대회에서 송재운 동국대 명예교수는 ‘한국불교 위기:대한불교 조계종 무엇이 문제인가?’란 기조강연을 통해 “파계한 권승들에겐 계율에 따라 치탈의 중징계를 내려 승가로부터 축출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송 교수는 “최근 한 방송에서 보도한 것처럼 음행이나 도박으로 얼룩진 승가, 교단, 종단은 불자나 국민대중이 철저히 배격하고 무시할 뿐”이라면서 “승려들의 나쁜 파계행위가 지속된다면 우리 신도들은 예불의식 때 귀의삼보가 아니라 승을 제외한 불, 법만 들어 ‘귀의 이보’라 해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송 교수는 “승려가 음행이나 절도나 살인이나 큰 사기죄를 저질러도 국가사회의 실정법에 따라 형을 살지 않으면 교단으로부터 징계 등 어떠한 제재도 받지 않게 돼 있는 현행 승려법 46조는 만악의 근원이다”며 “이러한 승려법은 종헌 제9조의 위반이고 승려에게 만악을 저질러도 좋으니 실정법에만 걸리지 말고 하라는 범계먼허증을 준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조속히 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송 교수는 이날 “승려들의 타락은 돈이 많기 때문으로, 승려는 돈에서 손을 떼야 한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그는 “승려들이 돈을 크게 만지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초심을 잃고 세속화의 길을 걸어 타락하게 된다”면서 “승려들은 절 돈에서 손을 떼고 초기 교단에서처럼 정인을 두어 절 살림을 맡기고 봉양 받으며 수도와 포교에만 집중하라”고 역설했다.

한국교수불자연합회 창립 30주년 기념으로 열린 이번 ‘한국교수불자대회’는 불자교수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는 17일까지 2박3일 동안 진행된다.

첫째날은 황룡원에서의 입재식과 기조강연에 이어 한국불교 중흥을 위한 특별강연 등의 순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됐고, 둘째날은 석굴암에서의 아침예불을 시작으로 황룡원에서의 주제발표에 이어 불국사, 석굴암, 남산순례 등 불교투어에 나선다.

마지막 날에는 대원정사 주지 청운 스님의 특별법문과 회향식을 한 후 대한불교 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대구 동화사에서 특별법문과 팔공총림 순례를 끝으로 모든 행사를 마무리 한다.

한편 (사)한국교수불자연합회는 대학교수, 전문기관 연구원을 중심으로 지난 1988년 창립됐으며, 현재 전국 11개 지회(200여 개 대학 포함)에 2000여 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황기환 기자
황기환 기자 hgeeh@kyongbuk.com

동남부권 본부장, 경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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