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정봉 오천119안전센터장
연일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자연발화로 추정되는 화재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안전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자연발화란 공기 중에 놓여 있는 물질이 상온에서 저절로 발열하여 발화·연소되는 현상이다.

불꽃이나 화염 등과 무관하게 단지 내부의 반응열 축적만으로 발화점에 도달해 연소를 일으키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누구든지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예로 지난 2일 저녁 7시 37분께 제천시 왕암동의 한 원료 의약품 제조 공장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났다.

이 불은 공장과 창고 등을 태워 소방서추산 3억 5천만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내고 2시간 20분 만에 진화됐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소방과 경찰 인력 230명과 29대의 장비를 투입된 뒤에야 겨우 불길이 잡혔다.

소방당국은 “야간작업을 하던 중 공장 야적장에 쌓아놓았던 화장품 고체 폐기물에서 불길이 치솟았다”는 공장 관계자의 진술을 토대로 자연발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화재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당시 제천의 온도는 39.8℃로 기상 관측 이래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또한 지난달 31일에는 전남 여수시 화양면의 한 폐축사 내 쌓아둔 깻묵더미에서 발생한 화재와 같은 날 목포시 한 석탄야적장에서 발생한 화재도 자연발화로 추정되는 화재였다.

이처럼 최근 자연발화로 인해 발생한 화재는 전국적으로 연평균 22.3%가량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2015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1207건의 화재 중 6~8월 사이에 359건(30%)이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경북에서도 같은 기간 동안 94건 발생했고 대상별로는 생활·산업폐기물 41건, 톱밥·퇴비 28건, 깻묵 18건, 기타 7건이 발생했다.

폭염으로 인한 자연발화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관리자의 안전의식이 선행되어야 한다.

첫째, 습도가 높은 곳을 피하고 건조하게 유지해야 한다.

특히 퇴비, 먼지 등은 습도가 높으면 미생물 활동에 의한 열 발생 위험 또한 커진다.

둘째, 창문과 인접한 물품의 발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통풍이 잘 되는 환경을 조성해 실내온도를 낮춰주는 게 중요하다.

셋째, 퇴적물을 가급적 외부에 두지 말고 그늘 보관을 통해 열이 쌓이지 않게끔 해야 한다.

위와 같은 예방활동을 통해 자연발화로 인한 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자의 세심한 주의와 관심을 기울였을 때 인명·재산피해를 예방 할 수 있을 것이다.

안전에 대한 자만은 금물이다. 화재의 위험성은 어디서나 존재한다.

나비효과처럼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토네이도를 일으키듯 작은 불꽃이 건물 전체를 집어삼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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