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들 역할 커…예능계의 전원일기 되고파"

‘미운 우리 새끼’[SBS 제공]
“보통 제목 따라간다고 하잖아요? ‘미운 우리 새끼’인데 반대로 시청자들에게 예쁨을 받고 있어 감사할 따름이죠.”

SBS TV 예능 ‘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가 지난 12일 100회를 맞았다. ‘미우새’는 예능 프로그램으로는 유일하게 시청률 20%를 넘나든다.

최근 ‘미우새’ 곽승영 PD는 프로그램 인기 비결이 “집밥 같은 매력”이라고 손꼽았다.

“원래 가장 물리지 않는 반찬은 값비싸고 고급스러운 반찬이 아니라 어머니 손맛이 담긴 소박한 집밥이죠. ‘미우새’도 집밥처럼 있는 그대로의 일상을 보여줘요. 그 일상이 늦바람 클러버이거나 막대한 채무 때문에 궁상맞은 모습이어도요. 그래서 시청자들도 진심으로 공감하는 것 같아요.”

시청자들의 호응이 큰 데는 무엇보다 어머니들 역할이 크다.

“무엇보다 어머니들의 입담이 대단하시죠. 베테랑 MC인 신동엽 씨도 어머니들 센스에 깜짝 놀랄 정도죠. 그래서 시청자들도 어머니들이 ‘폭발’할 때는 한마음으로 화내주시는 것 같아요.”

다 큰 아들들을 엄마가 지켜보는 ‘다시 쓰는 육아일기’지만 다양한 세대가 ‘미우새’를 시청한다.

곽 PD는 “부모 세대는 ‘우리 아들만 그러는게 아니구나’ 하고 안심하고 젊은 세대는 레시피 등 유용한 팁을 많이 얻는다”며 “초등학생들이 길에서 김건모를 보면 ‘드론 아저씨다’라며 반가워한다. 가장 많은 히트곡 가수왕이 그렇게 불릴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라고 웃었다.

‘미운 우리 새끼’[SBS 제공]
그는 출연자들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김건모 씨는 쉰 살이 됐지만 10대 소년처럼 ‘무슨 일을 꾸며볼까?’ 하는 호기심과 에너지가 있죠. 고기 굽는 테이블을 갖고 싶다는 어머니들의 말 한마디에 직접 배달에 나선 것도 김건모니까 할 수 있는 일이었어요. 박수홍 씨가 야외 클럽에서 신나게 노는 모습은 충격 그 자체였고요. 이상민 씨는 채권자와 만남을 통해 시청자들의 많은 응원을 받았어요.”

최근에는 김종국이 합류해 기존 ‘미우새’들과는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김종국은 술도 안 마시고, 클럽도 안 가고, 빚도 없는 새로운 유형의 아들이죠. 김종국 씨 출연 이후 어머니들의 시선이 바뀌었어요. 저렇게 완벽할 것 같은 아들도 ‘미우새’가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신 거죠. 그리고 운동을 안 하시던 김건모 씨 어머니가 김종국 씨를 보고 걷기 운동을 시작할 정도로 ‘미우새’ 건강 지킴이 역할도 하고 있죠.

‘미운 우리 새끼’[SBS 제공]
관찰 예능 대표 주자로서 곽 PD는 최근 관찰 예능이 포화 상태에 이른 데 대한 고민도 꺼냈다.

그는 ”얼마나 새로운 콘텐츠를 담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그래서 최근 양세형·양세찬 형제와 승리가 출연한 것처럼 아직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미우새’들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곽 PD는 ‘미우새’가 예능계 ‘전원일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어머니들께서는 100세가 될 때까지 하고 싶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때쯤 되면 김건모 씨는 팔순잔치를 열고 있을 것 같은데…. 정말 괜찮은 걸까요? (웃음)“

곽승영 PD[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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