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자유구역부지 저렴하게 제시···정치권과 공조 등 유치에 사활

삼성의 182조 투자계획이 발표됐지만 대구·경북지역 투자가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삼성의 주력 투자업종인 바이오 분야를 인프라가 잘 갖춰진 포항으로 유치를 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삼성은 최근 180조 중 국내투자가 130조에 AI, 바이오, 전장부품, 5g통신 등 미래먹거리 신사업에 25조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 중 포항에 유치할 사업은 4세대방사광가속기의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해서 바이오사업유치에 도전해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정연대 포항시 일자리경제국장은 “이 사업의 유치가 가능성은 높지 않으나 타진해볼 필요가 있다고 보여진다”며 “다음 달 착공할 경제자유구역부지에 저렴한 부지가격을 제시해서 정치권과 공조해 볼 생각으로 서울에 있는 투자유치전문관과 함께 창구를 알아보고 있다. 투자 가능성만 있다면 부지를 무상 제공하고 싶은 심정이다”고 기업유치에 대한 절박한 심정을 표현했다.

한편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6일 경기도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이재용 부회장과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삼성 측이 바이오산업과 관련한 규제를 완화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 고한승 사장은 바이오 의약품 원료 물질의 수입·통관 효율 개선, 각종 세제 완화, 약가 정책 개선 등 바이오 업계 애로사항을 전하며 규제 완화를 건의했다.

또 인천 송도를 중심으로 한 한국형 바이오 클러스터 조성과 전문인력 양성에 대한 아이디어를 전달했고, 국내 바이오 제약 산업이 글로벌 수준으로 발전해나가기 위한 정부의 지속적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정부는 삼성 측의 요청에 대해 관계부처와 함께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은 바로 개선하고 일부는 시간을 두고 검토하기로 했다.

이처럼 바이오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급성췌장염 신약 개발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일본 다케다제약과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 급성췌장염 치료제 후보물질(프로젝트명 SB26, TAK-671)의 임상 1상 시험을 진행한다고 13일 밝혔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 1상 시험신청서(IND)를 제출해 승인받았으며, 이후 참가자 등록을 거쳐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임상 1상은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약물의 안전성과 체내 흡수, 분포, 대사, 배설 등의 약동학적 자료를 탐색하는 단계다.

앞서 삼성바이오에피스와 다케다제약은 지난해 8월 바이오 신약 개발을 공동으로 진행하는 계약을 맺은 바 있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에 집중해오던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처음으로 신약 개발을 구체화한 것이다. 두 회사는 먼저 급성췌장염 치료 후보물질의 공동 개발에 착수했다.

급성췌장염 후보물질은 다케다제약이 발굴한 것으로, 두 회사가 계약할 당시 임상 전 단계에 있어 함께 임상을 이끌어가기에 적합한 시점으로 판단됐다. 또 급성췌장염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아 환자의 수요가 높고, 다케다제약이 소화기 내과 분야 치료제에 강점이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두 회사는 계약을 통해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보유한 바이오의약품 개발 플랫폼 및 기술과 다케다제약의 신약 개발 기술이 높은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환자들의 의약품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한 바이오시밀러 개발과 동시에 난치병·불치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위한 신약 개발도 지속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북지역 지자체 관계자는 “대구·경북이 뿌리라고 하는 삼성이 이 지역에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은 근본을 외면한 처사이기 때문에 기업의 이익에 크게 손해를 초래하지 않는 정도면 대구·경북지역에 투자를 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세계 최첨단 제4세대 방사광 가속기를 갖추고 신약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포항에 삼성이 바이오 사업 투자를 하면 기업 투자이익과 이미지 개선의 효과를 가져다줄 것“ 이라고 전망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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