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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부적 체격조건·착한 심성···대성할 줄 알아"

아시안게임 태권도 초대챔프 강민성 길러낸 권기덕 사범
"금메달 만족하지 말고 더 큰 선수 되도록 노력해 주길"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등록일 2018년08월20일 21시18분  
▲ 태권도 품새 아시아게임 금메달리스트 강민성을 초등학교 2학년부터 11년간 지도한 영주시 원광대택권도 체육관 권기덕 사범

지난 19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회 첫날 태권도 품세 개인에서 경북 영주출신의 강민성(한체대)이 대한민국팀의 첫 금메달을 선사했다.

태권도 품새는 태권도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할 수 있지만 올림픽 종목이 겨루기 위주로 돼 있어 경북도민체전이나 전국체전은 물론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서 찬밥신세였다.

그러다 보니 품새는 태권도 단일종목대회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종목이었고, 태권도인들외 일반인들은 그리 관심을 쏟지 않는 홀대 속에서 유지돼 왔다.

그런 홀대 속에서도 강민성은 초등학교 2학년때 태권도복을 입은 뒤 11년 동안 오로지 품새에만 모든 것을 바쳐왔고, 마침내 아시아 초대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다.

그리고 그의 뒤에는 강민성의 체격조건을 보고 일찌감치 겨루기 보다는 품세에 주력하도록 이끌어준 지도자가 있었다.

그는 영주시내에서 원광대태권도체육관을 운영하고 있는 권기덕 사범(54·태권도 공인 7단·검도 6단)이다.

영주고 선후배 사이인 권기덕 사범과 강민성의 만남은 어쩌면 운명이나 다름없었다.

7살 때부터 태권도에 입문해 평생을 태권도와 함께 해 온 권사범의 선수시절 기록은 품새 전국대회 동메달이 전부였다.

경북대 체육학과를 졸업한 뒤 지난 1995년 태권도 체육관을 열었던 권사범은 10여년 동안 태권도의 대세였던 겨루기 선수를 양성하는 데 힘을 쏟다가 품새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품새에 눈을 돌렸다.

그런 변화의 시기였던 지난 2006년께 강민성이 어머니 손을 잡고 체육관을 찾았고, 가냘픈 몸매의 민성이를 본 순간 ‘겨루기보다는 품새가 제격’이라는 생각을 갖고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지금도 “민성이는 온 몸에 군더더기 하나 없는 그야말로 태권도 품새를 위해 태어난 선수”라고 단언하는 권사범을 만나 강민성 이야기를 들어봤다.

△강민성은 어떤 선수인가?

-현재 176㎝ 64㎏의 체격을 갖춘 강민성은 온몸에 군더더기 하나 없는 근육질 체질이어서 한마디로 태권도 품새를 위해 태어난 천부적인 선수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착한 인성과 매사에 자신의 모든 것을 던져 훈련하는 자세와 어려움을 겪어도 바로 다시 일어서는 오뚜기 같은 의지를 갖춘 선수다.

특히 성장기에 정신적으로 어려운 일을 겪었음에도 다른 길로 가지 않고 운동에만 전념한 결과 스스로 오늘의 영광을 만들어 냈다고 생각한다.

△오랜 기간운동을 하다 보면 슬럼프도 많았을 것인데.

-초등학교 5학년 때인가 가정적인 문제로 인해 방황하면서 운동도 등한시 해 체육관에서 쫓아낸 적이 있었다.

그때 민성이 할머니의 간청으로 다시 체육관에 나왔는데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잘 이겨내고 운동에만 전넘하는 모습이 참으로 대견스러웠다.

특히 하루 8시간씩 운동을 하면서도 공부도 곧잘 하는 등 착한 인성이 민성이의 최고 자랑거리가 아닐까 생각한다.

△품새 종목은 그동안 그리 알려지지 않았는데 선수로서 힘든 점은 없었는지.

우리나라가 태권도 종주국이지만 올림픽 정식종목은 겨루기 뿐이어서 품새종목은 관심 밖에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각종 대회출전을 위해서는 모든 경비를 스스로 마련해야 하는 등 경제적 어려움이 많았다.

다행히 초록우산 재단에서 품새종목 선수임에도 우수선수로 선발해 후원해 주면서 그나마 큰 보탬이 됐다.

민성이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낸 뒤 ‘아버지에게 금메달을 바친다’며 큰절을 올린 것도 지난 11년간 경제적 어려움속에서도 아낌없이 지원해준 아버지 강도윤씨(51)의 마음을 잘 알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종합스포츠대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데다 민성이가 초대 챔피언에 오른 만큼 태권도 품새에 대해서도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태권도 선수로서 강민성을 평가한다면.

앞서 말했지만 민성이는 태권도 품새선수로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천부적인 선수인 데다 하루 8시간이 넘는 훈련도 기꺼이 견뎌내는 투지까지 갖춘 선수다.

그런 민성이의 기량은 이미 이미 세계 최고라고 할 수 있지만 한가지 아쉬움이 있다.

그것은 오랜 기간동안 힘든 훈련을 하면서 무릎연골을 많이 다쳤지만 형편이 허락하지 않아 아직까지 제대로 된 검진과 치료를 받지 못하면서 민성이가 가지고 있는 최고의 기량을 다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대회 이후 민성이가 무릎연골 부상을 제대로 치료받는다면 지금보다도 한 차원 더 높은 기량을 보여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강민성을 키워온 사부로서 앞으로 더 큰 성장을 위한 바람이 있다면.

먼저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언제나 최선을 다해 큰 성과를 거둔 민성이가 너무도 대견스럽고, 그런 제자를 둘 수 있었다는 것이 너무도 행복하다.

민성이는 운동을 시작한 뒤 지금까지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선수였기에 앞으로도 그러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번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만족하지 말고 지금까지 그랬던 것 처럼 꿋꿋한 자세로 더 큰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 줬으면 한다.

한편 강민성이 졸업한 영주고는 엘리트 태권도팀을 갖춘 학교가 아니다.

하지만 영주고는 강민성의 형편상 전국 유일의 태권도 품새팀을 두고 있는 서울지역 학교에 진학할 수 없다는 소식을 접한 뒤 김석곤 체육교사 등의 노력으로 태권도 동아리팀을 만들어 강민성이 운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탰다.

그동안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메달리스트들이 초중고교 엘리트스포츠팀에서 기량을 연마해 온 끝에 성과를 이뤄냈다 점을 감안할 때 강민성과 영주고의 이 같은 배려는 한국 엘리트스포츠의 새로운 방향을 설정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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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욱 기자

    • 이종욱 기자
  • 정치, 경제, 스포츠 데스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