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지영PD, 한콘진 '콘텐츠인사이트 1차' 특강
최근 예능·드라마 통틀어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한국갤럽 2018년 4∼7월 조사)에 선정될 정도로 인기를 누리지만, 황지영 PD가 새 연출자로 나선 2016년 가을 당시만 해도 뜨뜻미지근한 반응 속에서 폐지 위기에 내몰려 있었다.
‘나 혼자 산다’는 어떻게 하락세를 멈추고 더 기운차게 부활했을까.
22일 서울 동대문구 홍릉의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인재캠퍼스에서 열린 ‘콘텐츠 인사이트’에 참여한 황지영 PD는 “새 프로보다 죽은 프로를 다시 살리는 게 더 힘들다”라면서 당시를 회상했다.
“무엇보다 잃어버린 대중의 관심을 다시 끌어와야 했어요. 아직 우리 프로그램은 방송 중이고, 재미가 있다는 걸 알려줘야 했기에 ‘이슈메이커’가 필요하다고 봤어요.”
황 PD는 새 제작진이 완전히 꾸려지기 전부터 미국에 체류 중인 배우 다니엘 헤니의 출연을 서둘러 준비했다. ‘나 혼자 산다’의 기존 시청층이 남성인 만큼, 헤니 섭외는 여성 시청자를 겨냥한 카드이기도 했다. “사실 제가 맡기 전 ‘나 혼자 산다’에는 좀 가난하고 우울하고 인지도가 조금 (떨어지는) 그런 분들이 많이 나왔죠. (웃음) ”
‘나 혼자 산다’ 인기를 떠받치는 것은 단순한 일상뿐 아니라, 전현무·박나래·한혜진·기안84·이시언 등이 보여주는 호흡이다. 그 사이에서 결국 전현무-한혜진 연인까지 탄생했다.
황 PD는 “‘나 혼자 산다’ 출연자끼리 원래 정모를 해왔음에도 안 친하고 어색했다”라면서 “그런 어색함이 시청자들 눈에도 보이는 만큼 일단 친하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었다”고 설명했다.
“둘씩 묶어서 에피소드를 만들기도 했고요. (전현무·한혜진에게) 산을 타라고 했는데 ‘썸’을 탔더라고요. (웃음) ‘썸’이 폭발해 삼각관계까지 가기도 했고요. 멤버가 친해지면서 케미가 생겼어요.”
장안의 화제를 낳은 ‘야관문주’ 촬영 때에는 정말 황 PD 자신도 너무 터지는 웃음에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고. 그는 “이 멤버로 이러한 촬영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정말 자기네들끼리 신나서 하더라”고 전했다.
결국 폐지 위기에 몰린 ‘나 혼자 산다’는 지난해 12월 MBC 연예대상 8관왕을 달성할 정도로 저력을 보였다.
황 PD는 가장 애착이 가는 멤버는 누구냐는 물음에 “애착이 가는 인물은 없다. 다 애증을 느끼는 관계”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하트시그널’ 이진민 PD와 ‘런닝맨’ 정철민 PD도 각각 ‘예능의 새로운 판을 열다, 멜로 예능의 새로운 시도’를, ‘리얼 액션 도시 버라이어티, 재도약의 비결’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