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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끌어안다가 가슴이 꿰뚫린 하늘

김중일 등록일 2018년08월22일 16시26분  
공중이 우주로 날아가지 않도록
공중의 끝자락에 무수히 꽂아둔 나뭇가지들
공중과 가지 사이 실밥처럼 불거진 꽃들
공중에 나무들이 쏘아올린 공처럼 치솟는 새들

새들은 까마득한 공중에 난 검은 구멍이다.
그 구멍으로 검고 깊은 우주가 들여다보인다.

새는 지구를 끌어안다가 가슴이 꿰뚫린 하늘의 구멍이다.
새의 깃털은 하나하나 깊은 주름이다.
새 한 마리가 여자의 정수리 위를 맴돈다.

한 여자가 공중에 난 구멍을 올려다본다.
한 아이가 공중에 난 구멍을 내려다본다.
새의 그림자 같은 검고 희미한 얼굴빛의 여자들
한 아이가 공중에 난 구멍으로 오래도록 들여다본다.

지구를 덮은 / 하늘에 수십여 개의 구멍이 나 있다.





(감상) 바쁜 일상생활에 쫓기다보면 낮에 우리는 하늘을 볼 기회마저 없어요. 날아다니는 새들 덕분에 공중을 쳐다볼 기회를 얻지요. 새들은 지구를 끌어안다가 하늘에다 구멍을 내는 모양이죠. 공중에 구멍이 있어야 하늘도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럼 밤에는 어떠한가요. 밤에 별들은 하늘 쪽에서 구멍을 내기 때문에 빛을 내는 거지요. 그래서 우리는 밤하늘에 반짝이는 수많은 별들을 보고 주름을 없앨 수 있어요. (시인 손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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