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장마·기록적 폭염 탓···워터파크·백화점 등 실내로
주차시설 등 인프라도 부족

조기 개장과 연장운영에도 불구하고 올여름 포항의 바다를 찾은 피서객이 지난해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23일 개장 이후 사흘 만에 시작된 장맛비에 이어 기록적인 폭염이 사람들의 외출을 막은 것으로 보인다.

26일 폐장한 포항 6개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은 411만2000여 명으로 지난해 407만1500여 명보다 4만 명 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포항불빛축제를 위해 영일대해수욕장을 방문한 이들의 수를 제외하면 올해와 지난해의 실질적인 피서객 수는 각각 228만 명과 275만 명으로 47만 명(18%)정도 줄었다.

올 여름 포항 내 6곳의 해수욕장 이용객은 영일대가 247만8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월포 146만2000명, 구룡포 7만1000명, 화진 6만2000명, 칠포 2만7000명, 도구 1만800명 순이다.

피서객은 구룡포와 도구해수욕장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감소했다.

월포해수욕장의 이용객 수는 지난해보다 31만 명 줄어 가장 크게 감소했고 영일대와 화진해수욕장도 각각 8만 명, 5만 명씩 줄었다.

올여름 피서객이 감소한 것은 재난 수준의 폭염과 폭우 등 극과 극의 날씨가 한몫했다.

이 때문에 많은 피서객들은 에어컨이 나오는 집 안에 머무르거나 백화점, 호텔 등 실내 피서지를 찾거나 비교적 시원한 산간 계곡으로 발길을 돌렸다.

포항시 관계자는 “유난히 빨리 끝나버린 장마로 인해 폭염이 길어져 해변을 찾는 피서객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피서객들이 바다를 멀리하게 된 이유는 단순히 더운 날씨 뿐만은 아니었다.

사람들은 포항에 위치한 해수욕장의 경우 수영 말고는 사람들을 끌어모을 만한 별다른 요소가 없다는 점에 아쉬워 한다.

여름마다 포항을 찾는 최 모(28·경산)씨는 “15년 째 여름마다 포항을 찾았지만 이곳의 해수욕장이 다른 곳보다 유명한게 뭔지 잘 모르겠다”며 “타 지역에 비해 관광산업에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 송도해수욕장의 경우 해상다이빙대, 케이블카, 구름산책로 등이 조성됐고 부산도시철도가 다대포해수욕장까지 연장돼 관광 인프라와 접근성이 편리하다.

반면, 포항의 해수욕장들은 부족한 주차시설을 비롯해 관광객을 끌어모을 만 할 인프라 변화가 거의 없던 것으로 평가된다.

한 관광업계 관계자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로 가득 찬 바닷가에서 하루 종일 놀고 와야 피서를 다녀왔다고 생각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놀이시설과 편의시설을 갖춘 워터파크와 복합쇼핑센터 등이 생겨 해수욕장으로 몰리던 피서객이 분산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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