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에 쏟아 부은 22조 원이면 연봉 2200만 원짜리 일자리 100만 개를 만들 수 있다” 지난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4대강 사업을 비난한 말이다. 문 대통령의 비난을 들으면서 지난 2008년 12월 한 TV토론에서 진중권 교수가 한 “그 두뇌 속엔 삽 한 자루가 있다. 사회적 합의와 검증을 거쳐야 하는데 깜짝쇼를 한다.”고 MB의 4대강 사업을 힐난하던 장면이 오버랩 됐다.

문재인 정부가 새로운 사회간접자본(SOC) 개념을 들고 나왔다. ‘지역밀착형 생활SOC’다. 정부가 이 신개념 SOC 사업에 내년 예산을 50% 증액해서 12조 원을 쓰겠다고 한다. 정부 주장대로는 ‘생활 SOC’가 체육시설, 도서관 등 주민 생활 공동시설이라 한다. SOC는 원래 공항이나 항만, 도로, 철도, 통신망처럼 산업 경제활동을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시설이다. 그런데 SOC 앞에 ‘생활’을 붙여 도서관이나 동네 체육관 등 복지시설을 짓겠다는 것이다.

SOC 투자에 대해 유독 부정적이었던 정부로서는 ‘SOC’라는 말을 생짜배기로 쓰기가 쑥스러웠을 것이다. 심지어 SOC 투자를 과거 정권의 적폐처럼 인식해 온 터였기 때문이다. 경기가 급격히 냉각되고 일자리가 줄자 SOC SOS를 보낸 것이다.

정부가 SOC 투자의 효율성에 대해 새롭게 인식한 것이라면 좀 더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한다. 경기를 돌게 하는데 SOC투자 만큼 효과가 뚜렷한 것이 없다. 이 때문에 선진국에서도 적극적인 투자로 경기를 떠받치고 있다. 미국이 10년 간 사회 인프라에 1조 달러, 일본도 10년 간 2000조 원의 SOC 투자를 계획, 추진 중이다.

정부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다는 말만 있지 실질적인 투자 계획을 찾아보기 어렵다. 스마트시티니 스마트팩토리니 하지만 도시 인프라와 산업기반 조성에는 아직 손도 대지 않고 있다. 하루 종일 어린아이들의 그림자 조차 찾아볼 수 없는 동네 어린이 놀이터나 취업 준비생들의 공부방으로 전락한 동네 도서관, 일부 지역민의 놀이 공간인 동네 체육시설 등을 더 건립하는 것을 SOC 사업이라 할 수 없다. 이는 다듬어야 할 복지 사업이다. 경기를 살리려면 SOC 사업에 더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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