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4일부터 12월16일까지…오픈식 9월3일 오후 5시

최민화 작가
대구미술관은 9월 4일부터 12월 16일까지 제18회 이인성미술상 수상자 최민화(1954년 서울출생, 홍익대 서양화과 졸업)의 개인전 ‘천 개의 우회(迂回)’를 2, 3전시실에서 개최한다고 28일 밝혔다. 오픈식은 9월 3일 오후 5시.

대구미술관 ‘이인성 미술상’은 한국근대미술사에 큰 업적을 남긴 서양화가 이인성(1912∼1950)의 작품세계와 높은 예술정신을 기리고 한국미술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1999년 대구시가 제정한 상이다.

대구미술관은 “시대정신을 드러내는 열정과 탐구정신이 이인성 미술상의 지향점과 부합한다”고 평가하며 최민화를 2017년 수상자로 선정했다.

작가는 ‘철환’이라는 본명 대신 1983년부터 ‘민중은 꽃이다’는 뜻의 아호인 ‘민화(民花)’로 활동하며 지난 40여 년간 1980년대 광주 민주화 운동, 1987년 6월 항쟁 등 한국 현대사의 굴곡진 현실을 화폭에 담아 역사를 증언하고 삶의 현장성을 보여줌으로써 회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왔다.

대구미술관 ‘천 개의 우회(迂回)’는 작가 최민화의 방대한 작품세계를 민중미술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 총체적으로 조명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국공립미술관 최초 개인전으로 대표작 ‘분홍’연작(1989~1999)을 비롯해 ‘부랑’연작(1976~1988), 1987년 6월 항쟁을 그린 ‘유월’연작(1992~1996), 기성세대가 된 작가가 젊은 세대를 바라보는 시선을 담은 ‘회색 청춘’연작(2005~2006), 한국의 고유한 미적 가치를 담은 ‘조선 상고사’연작(2003~), 최근작 ‘조선적인 너무나 조선적인’연작(2014~) 및 미발표작 등 총 100여 점의 작품을 소개한다.

1976년 자화상을 시작으로 80년대 주로 제작한 ‘부랑’ 연작은 청춘의 우울함과 시대적 질곡 속에서 소외된 청년들의 모습을 거친 붓질로 담아냈다. 대표작인 ‘분홍’ 연작은 사회로부터 외면당한 청춘들의 모습을 통해 젊은이들의 상실과 희망, 좌절 등을 다룬다.

최민화 작업에서 ‘분홍’은 붉은 화염병, 하얀 최루탄이 뒤섞인 시위 현장을 목격하며 창안한 색이다. 작가는 분홍 색채에 대해 “우리는 흰색과 붉은색만을 생각한 것에 불과하다. 나는 분홍의 그 방대한 범주를 제시하고자 한다”고 말하며 흰색과 붉은색 사이에 있는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또한 청춘들의 초상을 통해 군부독재에 대한 저항이라는 특수성을 넘어 근대적 인간조건의 억압이라는 보편성으로 작품의 의미를 넓히고자 했다.

‘회색 청춘’연작은 기성문화에 반기를 드는 청년, 우울함과 모호한 희망이 혼재한 시대풍경을 담아낸다. 강렬한 분홍과 청색 대신 창백한 회색빛을 주로 사용해 6월 민주화항쟁 이후에도 여전히 나아지지 않은 현실과 청춘을 표현한다.

구지가, 공무도하가 등 우리나라 고대설화를 현대적인 미감으로 되살린 ‘조선 상고사’ 연작에 이어 작가는 ‘조선적인 너무나 조선적인’ 연작에 몰두하고 있다.

르네상스, 힌두, 무슬림 등 동서양의 신화들이 뒤섞인 ‘조선적인 너무나 조선적인’ 연작에서 작가는 ‘동서양’이라는 근대적이고 이분법적 차원을 넘어 인류사적으로 모든 것을 연결하는 보편성이라는 차원에서 한국적 역사화를 화폭에 담는다.

전시를 기획한 최지아 큐레이터는 “최민화는 시대와 호흡하며 민족의 전통적 정체성을 찾고자 했던 화가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재현적 구상회화에 대한 새로운 평가와 회화의 동시대성 및 역사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화가 최민화는 한국 현대사의 굴곡진 현실을 화폭에 담아내며 역사를 증언하는 동시에 정치, 사회적 모순과 부조리한 현실 속에서 민중의 슬픔과 삶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그려나가며 회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왔다. 제18회 이인성미술상 수상자인 최민화 작가는 아르코 미술관, 인사아트센터 등에서 개인전 및 서울시립미술관, 제주도립미술관, 아시아문화의 전당, 동경미술관 등 국내외 주요 갤러리, 미술관 단체전에 참여하는 등 전업 작가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최민화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대구미술관, 아르코미술관, 일민미술관, 리움삼성미술관 등에 소장돼 있다.
헌화가-수로부인 노인을 만나다. Flower Dedication Song-Madam Suro Meets an Old Man, 2014, 종이위에 유채, 102x118cm
조선진(朝蘚鎭)-공후인 Chosun Port-Song of Gonghu, 2014, 종이위에 유채, 112x118cm
붉은갈대 Red reeds, 1993, Oil on canvas, 142x400cm
봉천 3동Ⅱ Bongcheon 3dongⅡ, 2006, Oil on canvas, 145.5x112.1cm
두개의 무덤과 스무개의 나 Two Graves and Twenty Me, 1999, Oil on canvas, 142x360cm
대구미술관 전시전경 (1)
낙원시장 Ⅰ Nakwan market Ⅰ, 2006, Oil on canvas, 145.5x112.1cm
가투Ⅰ Street struggleⅠ, 1996, Oil on canvas, 73x91cm
개같은 내인생 Ⅱ, My life as a dog Ⅱ, 1992, Oil on canvas, 133.3x162.2cm
7백만 가지의 죽는 방법 Seven Million Ways to Die, 1990, Oil on canvas, 130.3x162.2cm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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