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회 둘째날 시정질문에서 시장 답변 불출석에 청취 보류
9월 6일 2차 답변 협의 관심

29일 오후 경북 포항시의회가 텅 비어 있다. 시의원들은 이 시간에 시정질문을 한 뒤 집행부로부터 답변을 듣기로 했으나 이강덕 시장이 답변해야 할 사안을 부시장이나 국장에게 미룬다는 이유로 청취를 보류하고 본회의장에서 나갔다.이은성 기자 sky@kyongbuk.com
포항시의회가 지난 6월 변경한 의회운영규칙으로 인해 의회와 집행부 간 팽팽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포항시의회는 29일 제253회 임시회 둘째 날 시정질문에 나섰다.

이날 복덕규 의원은 미세먼지 저감대책을, 박희정 의원은 지방공기업 장 선임 시 인사청문회 도입 및 공무원 인사제도 개선, 김성조 의원은 포항지진 조사상황 및 이재민 대책 방안과 바이오매스발전소 불필요성에 대한 시정질문을 했다.

하지만 이날 1시간가량의 시정질의가 끝난 뒤 집행부의 답변을 받지 못한 채 임시회기 마지막 날인 오는 9월 6일 답변을 듣기로 하고 산회하고 말았다.

논란의 중심은 의원들과 집행부가 “시정질문 답변자가 누구냐”를 두고 팽팽한 입장차를 보인 데서 비롯됐다.

의회는 지난 6월 제 7대 의회 임기를 앞두고 열린 마지막 회의에서 시정질문 답변자에 대한 의회운영규칙을 변경했다.

변경된 규칙에는 정책사항에 대해서만 시장이 답변을 하고, 나머지 부분은 부시장과 해당업무 국장이 답변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이에 따라 의회는 이번 임시회 개회를 앞두고 모두 12건의 시정질문을 작성해 집행부에 전달하면서 9건은 시장이, 2건은 부시장이, 1건은 국장이 답변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이를 전달받은 집행부는 12건 중 4건만 시장이 답변을 하고, 3건은 부시장, 5건은 국장이 답변하겠다며 답변서를 제출하자 의회가 발끈한 것이다.

의회는 “의회의 요청에 불구하고 집행부가 사전동의도 받지 않은 채 답변자를 바꿨다”며 답변 청취를 거부하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시장이 답변할 정책의 범위 문제는 이미 의회가 운영규칙을 변경하면서 제기됐던 데다 지난 252회 임시회에서 이 문제가 제기됐었지만 결국 아무 결정을 내리지 못하면서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특히 의회가 자체적으로 운영규칙을 변경한 뒤 세부 지침을 마련하지 않은 상태에서 과거 변경 전 운영규칙에 준한 시정답변을 요구한 것 자체가 잘못됐다는 게 집행부 측의 입장이다.

이와 관련 서재원 포항시의회 의장은 “시정질문은 시민이 평소 느끼고 시정을 요구하거나 시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청사진을 제시하는 소통 창구임에도 불구하고 시정질문에 대한 집행부의 일방적 답변자 변경은 협치와 조정을 외면한 것”이라고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이강덕 시장은 이날 오후 시청 브리핑룸에서 “시정질의 답변과 관련해 실·국장과 부시장이 여러 차례 조율을 했으나 의회 측의 변화가 없고, 일부 의원은 아예 만남과 전화 수신을 거부했다”며 “의회가 52만 시민의 대표인 시장을 군기잡기 식으로 대해서는 안되며, 집행부는 기본 원칙을 지켜나갈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9월 6일 열릴 2차 답변에 앞서 의회와 집행부가 어떤 접점을 찾아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정치, 경제, 스포츠 데스크 입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