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스탠딩존 조성…음악에 맞춰 몸 흔들며 관람객·출연자 함께 호흡"

▲ 인터뷰를 하고 있는 황성욱 칠포재즈축제위원회 집행위원장. 이은성 기자 sky@kyongbuk.com

어느 해보다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제12회 칠포재즈페스티벌’ 개막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오는 7일(금요일)부터 9일까지 칠포해수욕장 상설무대에서 화려하게 펼쳐진다.

시원한 동해의 바닷바람과 함께 재즈를 비롯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낭만적인 축제를 이끌어 나가는 황성욱 칠포재즈축제위원회 집행위원장을 만나봤다.

-칠포재즈페스티벌을 소개한다면.
△올해로 12번째 개최되는 칠포재즈페스티벌은 문화 불모지였던 포항에 예술 문화를 꽃피우고자 지난 2007년 1회부터 올해 12회까지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까지의 칠포재즈페스티벌이 재즈를 알리기 위한 축제였다면 제12회 칠포제즈페스티벌은 관객의 오감만족, 관객과의 소통에 그 중점을 두고 있다.

첫날인 9월 7일은 보컬 중심의 공연이 준비돼 있다. 깊은 울림을 가진 재즈보컬리스트부터 감미로운 멜팅 보이스의 제프 버넷까지 다채로운 보컬리스트들의 음색을 만나볼 수 있다.

9월 8일과 9일은 그룹 사운드와 다양한 장르의 크로스오버를 통해 대중적이면서도 특색있는 그룹사운드에 집중했다.

크로스오버의 대표적인 주자인 클럽 M, 바이올리니스트 강이채, 기타리스트 박주원과 재즈 보컬리스트 말로의 합동공연을 시작으로 퓨전 재즈의 선구자 T-스퀘어, 여성재즈보컬리스트들의 롤 모델 로라피지, 그루브메이커인 커먼그라운드, 힙합씬의 전설 다이나믹 듀오, 공연계의 신화 넬, 혼성밴드의 대표주자 자우림, 음원계의 강자 멜로망스까지 전통 재즈부터, 그룹사운드, 힙합, 오케스트라까지 여타 페스티벌에서 시도하지 못한 다양성과 조화를 통해 적극적으로 관객과 함께 호흡할 예정이다.

-칠포재즈페스티벌 기획은 언제부터 맡았나.

△집행위원장을 맡은 지 올해로 4년째를 맞았다. 사실 3년 전까지는 작은 시도를 하면서 앞으로의 변화를 위해 배우는 자세였다면 올해는 생각했던 것들을 실천하게 된 첫 행사다.

집중해야 할 것에 힘을 쏟고 중요도가 낮은 곳에는 힘을 빼기 시작했다. 아티스트들을 비롯한 조명, 음향시설 등 관객들이 무대에 더욱 집중하고 공연에 빠져들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노력을 쏟았다.

특히 올해 페스티벌에 출연하는 아티스트들은 하나하나가 하이라이트를 맡아도 손색이 없는 수준이라 자부할 수 있다.

섭외하기 전에 직접 공연을 찾아다니며 라이브 무대를 확인했고 실력은 물론, 관객들과의 호흡 및 소통까지 모든 부분에서 만족할 수 있는 아티스트들을 찾아 더욱 적극적으로 섭외 등의 업무를 진행했고 앞으로도 이 기준은 지켜질 것이다.

-수준 높은 공연을 저렴한 가격에 관람할 수 있어 붙여진 별명이 있는데.
△파격적인 가격으로 실력 있는 음악인들을 만날 수 있는 칠포재즈페스티벌을 찾았던 많은 관객이 ‘혜자공연’이라는 별명을 붙여서 본인들의 SNS에 공유하고 있다.

실제로 칠포재즈페스티벌은 수익을 남기기 위해 시작한 행사가 아닌 지역민들에게 질 높은 음악을 소개하기 위함이 목적이다. 다음 페스티벌용 운영비를 제외한 남은 수익은 불우한 이웃을 위해 기부해오고 있다.

포항시민과 관객들이 만족하는 공연을 구성하기 위해 꾸준한 소통도 한몫 한다.

페스티벌을 다녀온 관객들이 여러 SNS를 통해서 축제와 관련한 칭찬부터 불편사항을 비롯한 개선점 등에 대한 댓글들을 남긴 것을 확인해 고칠 수 있는 불편한 점들은 바로바로 개선해오고 있다.

또한, 이들이 다음 페스티벌에서 꼭 만나고자 하는 대중 가수를 포함해 경북 지역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실력과 인기를 두루 갖춘 음악인들을 관객들로부터 추천받아 좋은 무대로 보답하기 위해 최대한 반영하도록 노력하는 중이다.

▲ 황성욱 칠포재즈축제위원회 집행위원장. 이은성 기자 sky@kyongbuk.com
-지난해 페스티벌과 달라진 점은.
△지난해 공연장에서 유명 가수들의 무대가 시작될 때 많은 관객이 한꺼번에 자리를 이탈해 무대 쪽으로 몰리는 상황을 확인했다.

몇몇 사람들은 다른 관람객들이 앉아 있던 자리를 밟고 지나가는 등 안타까운 상황을 보고 곧바로 개선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됐다.

이에 따라 올해 처음으로 스탠딩존을 조성했다. 많은 공연장을 다니면서 직접 보고 배운 결과, 거리를 너무 멀게 만들면 스탠딩존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오롯이 전달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약 700여명의 관람객이 안전하게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아티스트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도록 무대 바로 앞 15m 너비 구간에 스탠딩존을 설치했다.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스탠딩존 입구 등 곳곳에 안전요원들을 배치할 예정이다. 또, 스탠딩존 뒤에 관객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조성된 그린존 구역을 지난해보다 늘렸다. 이와 함께 좌석도 1500여개에서 1200개 상당으로 줄이는 등 점차 좌식문화를 탈피하기 위해 노력했다.

자유롭게 움직이며 몸을 흔들 수 있고 관람객과 출연자가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금씩 만들어 나가는 중이다.

-재즈 뮤지션부터 대중가수까지 장르가 다양하다.
△칠포재즈페스티벌은 다양성을 추구하는 문화 행사이다. 간혹 재즈페스티벌에 대중가수들이 너무 많이 출연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재즈라는 장르 자체가 자유로움을 담고 있어 이와 같은 장점을 살리고자 클래식부터 힙합, 록 등 음악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무대를 준비했다.

대한민국 공연 축제 문화를 주도해 가는 세대는 아무래도 20대들이 많으나 이들을 포함해 전 연령층의 관람객들이 만족하고 돌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아티스트를 소개하고 싶은 이유도 있다.

특히, 약 6년 만에 한국을 방문해 칠포에서 공연을 갖게 될 T-스퀘어의 경우 국내외의 수많은 재즈 팬들이 기대하고 있는 무대 중 하나다.

또 제프 버넷과 같이 지역 공연에서 보기 힘들던 아티스트를 초청해 음악 저변확대에 힘쓰고자 했다.

이와 더불어 맛과 위생이 철저하게 검증된 푸드트럭을 준비했고 그 외의 추가적인 부스를 운영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워 관객들의 눈과 귀 그리고 입까지 즐거울 수 있는 축제를 준비했다.

-앞으로 칠포재즈페스티벌의 목표는.
△칠포재즈페스티벌을 통해 크게 2가지 목표를 이루고 싶다. 대중성과 전문성을 겸비한 아티스트들을 포항에서 소개할 수 있는 자리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국제적인 행사로 성장해 나가는 것이다.

또 다른 목표는 문화 행사 불모지라고 볼 수 있는 이곳 포항에서 12년째 계속돼 오고 있는 칠포재즈페스티벌을 통해 타 지역민에게 포항을 방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지역 경제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

실제로 이번 페스티벌의 지역별 예약비율은 포항이 30%로 타 지역에서 포항으로 찾아올 관람객의 비율이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크게 늘었다.

이와 더불어 공연·행사 문화를 주도하는 20~30대 연령층의 예매율이 85%에 달해 이 또한 긍정적인 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한다.

-축제를 찾아올 관객들에게 한마디.
△칠포재즈페스티벌은 문화행사가 많이 부족했던 포항에서 12년째 포항시민 및 관객들의 문화 행사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제12회 칠포재즈페스티벌을 계기로 포항시민분들과 더불어 전국에 계신 재즈팬과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부담 없이 페스티벌에 참여해 하루의 여독을 풀고 맛있는 음식과 함께 편안하게 준비된 무대를 즐기길 바란다.

한 사람 한 사람 찾아오는 그 감사한 발걸음이 칠포재즈페스티벌이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 생각한다.

관객들과 끊임없이 소통해 모두가 만족할만한 문화축제를 함께 만들어 나가고 싶다.

이번 페스티벌을 마음껏 즐겨주길 바라며 앞으로 또다시 찾고 싶은, 돌이켜보면서 미소 지을 수 있는 아름다운 추억을 남길 무대를 선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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