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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정규 문학평론가
부모에게 자식도 있어서는 안 될 자식이 있는가 하면, 있으나 마나 한 자식이 있다. 그런가 하면 꼭 있어야 할 자식이 있다.

무자식 상팔자라는 우리 속담이 있다. 그 말은 자식을 두면 하여간 걱정이 뒤따른다는 말이다. 그런 걱정거리 자식이 둘이고 셋이고 아니면 여덟 명을 두었다 해도 예쁜 자식, 미운 자식 따로 없이 정성껏 최선을 다해 키우는 것이 부모다.

‘열 손가락 중 어느 한 손가락을 깨물어도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없다’ 는 말이 있다. 자식에 대한 부모의 마음이 그렇다.

그런데 자식은 부모와는 다르다. 자식이 부모를 위한 마음은 부모 같지 않다. 똑같은 부모로부터 태어나 똑같은 환경에서 자란 자식이라도 행동이나 생각 많이 다르다.

평소 땐 무관심하더라도 부모가 병들고 힘들 땐 도와주는 것이 자식 된 도리다. 그런데 부모가 장기간 거동을 못 하고, 음식도 혼자 챙겨 먹지 못하고, 고통을 호소하는데도 이런저런 핑계로 개 지붕 쳐다보듯 하는 자식, 또는 잠깐 얼굴을 내비쳤다 말로는 가진 효도를 그것도 가끔 그런 자식, 그런 자식이 돼서는 안 된다. 더 나쁜 자식은 재산이나 넘보며 환자에게 해서는 안 되는 말 함부로 하며 스트레스를 준다. 그런가 하면 직장까지 접고 부모를 위해 간병 전담하겠다고 나서는 자식도 있다.

자식이라고 모두 같을 순 없다. 아롱이다롱이다. 자식 중에는 ‘있어서는 안 될 자식’, ‘있으나 마나 한 자식’, ‘꼭 있어야 할 자식’이 있다.

자식 중 부모 건강이 좋지 못할 때 최선을 다해 보살필 줄 아는 자식이 진짜 자식이다. 건강하고 잘 살 때 옆에서 효자처럼 생색을 그러다 병들어 돈 다 없애고 힘들면 모르는 척하는 그런 자식은 자식이 아니다.

인간이 개 짐승과 다른 것, 인간을 두고 세상에 있는 모든 것 중 영묘한 능력을 가진 우두머리라 하는 말 다시 말해 만물의 영장이라 하는 것, 인륜 도덕을 알고 실천할 줄 알기 때문이다. 인간이 지켜야 할 도리나 바람직한 행동 규범,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로 임금과 신하, 부모와 자식, 남편과 아내, 어른과 아랫사람, 벗과 벗 사이에 지켜야 할 도리를 알고 지킬 줄 알아서다. 그런 인륜 도덕을 저버린다면 어찌 인간이라 하겠는가.

좋을 때 머리 맞대고 웃음 웃고 손뼉 치며 즐거워하는 것보다 어렵고 힘들 때 함께 해주는 자식이 진짜 자식이다.

인륜도 덕마저도 저버린 자식은 악연으로 맺어진 허울만 자식이지 진짜 자식이 아니다. 세상에 악연으로 맺어진 자식 흔하고 흔하다. 밝지 못한 사회일수록 더욱 그런 자식이 많다.

예절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민족, 나라, 그게 우리나라 우리 민족이다. 그래서 동방의 예의 바른 나라 동방예의지국이라 한다. 예의지국 후손 만대 누려 나쁠 것 없다.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인륜도덕 잊어서는 안 된다. 자식이라면 부모에게 있으나 마나 한 자식은 몰라도 있어서는 안 되는 자식이 돼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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