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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진예산 없애더니 원인 조사도 짜맞추나

경북일보 kb@kyongbuk.com 등록일 2018년09월03일 16시33분  
세월호 이후 ‘안전한 국가’를 천명하고 있는 정부가 경북도 요청 지진 안전 관련 국비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여기에다 포항 지진 원인조사가 진행 중인데 “국가 배상 책임 없다”는 보고서를 작성해 지역민의 분노를 사고 있다.

정부는 내년 예산을 세우면서 경북도가 신청한 공공시설물 내진보강 사업비 425억 원, 국립지진방재연구원 설립 용역비 5억 원, 포항 국가방재교육원 조성 용역비 3억 원을 한 푼도 반영하지 않았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서울에 지진이 났다면 이렇게 할까”라며 격분하고 있다. 시민들은 포항 지진 발생 이후 문재인 대통령은 물론 이낙연 국무총리,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찾아와 간이라도 빼줄 듯이 하더니 이렇게 지방을 홀대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경주와 포항에서 잇따라 발생한 지진으로 트라우마를 호소하며 아직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지역민이 있을 정도로 물질적, 정신적 피해가 심각하다. 지진에 대한 국민적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지진 대응 시스템 구축이 시급한 데도 이와 관련한 예산을 모두 없애 버린 것은 안전한 국가를 천명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과도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것은 국가의 가장 우선한 책무다. 지진 안전 문제는 단순히 대구 경북 지역민을 위한 것이 아니다. 정부가 나서서 경북도가 요청한 지진 안전 대책관련 예산을 되살려 내야 할 것이다.

이 같은 예산 불만이 쏟아지고 있는데 이번에는 조사가 진행 중인 포항 지진 원인에 대해 정부가 ‘지열발전과 관련한 국가 배상 책임 가능성이 낮다’는 내부 보고서를 작성한 사실이 드러났다. 김정재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이 공개한 ‘지열발전과 관련한 국가배상에 대한 법률자문 보고’라는 산업통상자원부 내부 문건에 따르면 국가배상책임 요건 중 일부 요건의 불인정 가능성이 높아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될 가능성이 낮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현재 조사 중인 사안에 대해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김 의원은 이를‘짜맞추기식 엉터리 검토에 불과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만약 이 같은 짜맞추기 시도가 사실이라면 심각한 업무방해 혐의로 검경의 수사 대상이다.

보고서에서 직무집행과 고의 또는 과실, 법령 위반, 인과관계 등 4가지를 검토해 법률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고 결론을 내렸지만 우리 헌법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 재산을 보호할 의무를 국가에 부여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 개별 법령상의 절차를 지켰다고 헌법상의 의무가 면제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특히 포항지열발전소와 포항 지진의 인과관계를 밝히는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정부 부처가 미리 결론을 낸 문건을 작성했다는 것 자체가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정부는 투명하고 공정한 지진 원인 규명과 실질적인 복구 지원책을 강구해야 한다. 지진 대책 예산도 전액 깎고 지진 원인 조사가 나오기 전에 정부책임 없다는 결론부터 낸 문건을 만든 정부에 대해 지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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