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 처삼촌 무덤 옮기는 과정서 문화재급 유물 대거 출토돼 관심
다른 문헌에 없는 내용 큰 의미

▲ 퇴계 선생의 처삼촌 무덤에서 나온 퇴계 선생 친필 만장
안동의 한 무덤에서 퇴계 이황 선생이 직접 쓴 만장(輓章) 등 문화재급 유물이 대거 출토돼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3일 한국국학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풍산읍의 한 무덤에서 평균 길이 128㎝, 너비 39㎝ 한지로 양쪽 끝에 연꽃 그림이 있고 고인의 공덕을 기리는 글이 적힌 만장이 발견됐다.

출토된 만장은 임진왜란 이전의 것으로 추정되며, 퇴계 선생을 비롯해 서애 류성룡의 부친인 류중령이 지은 것 등 모두 14점이다. 만장은 한지를 두께는 3장, 길이는 2장을 붙여 만든 것으로 발견 당시 떡처럼 달라붙어 있었으나 훼손 상태는 심하지 않다.
▲ 한국국학진흥원이 3일 경북 안동의 한 무덤에서 발견한 퇴계 이황 선생 친필 만장을 공개했다.
만장은 450여 년 동안 무덤 안에 있었으나 원형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40자에 5언 율시로 지은 만장은 퇴계 선생이 쓴 것으로 선생의 대형 친필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덤 주인은 퇴계 선생 처삼촌인 안동권씨 가일 문중 권굉인 것으로 알려졌다. 묘를 쓰고 450여 년 만인 지난해 이장하는 과정에서 유물을 발견했다.

국학진흥원 관계자는 “대학자 선비들이 남긴 만사이고 친필인 데다 문집이나 다른 문헌에는 전하지 않는 내용이어서 의미가 있다”며 “만장은 상례가 끝나면 대부분 태우기 때문에 임진왜란 이전 것이 무더기로 나온 것은 드물다”고 밝혔다.

국학진흥원은 보존 처리가 끝나는 오는 10월께 유물을 공개하고 전시할 계획이다.
오종명 기자
오종명 기자 ojm2171@kyongbuk.com

안동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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