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되는 농사로 부농꿈 자란다-울진 해방풍

울진 해방풍 6차 산업화를 위한 가공식품 시식회 모습.
울진은 태백산맥 끝 줄기 동쪽에 위치해 여름은 비교적 시원하고 겨울은 일조량이 풍부하다.

또한 112㎞에 달하는 해안선에는 사구(바람에 날린 모래가 쌓여 만들어진 언덕)가 발달해 해방풍이 자생하기 좋은 환경을 갖췄다.

울진군은 농업 분야의 다양성 확보와 신사업 개발이라는 목표 아래 해방풍을 지역 특화 작목으로 선정, 6차 산업 활성화의 대표 주자로 육성하고 있다.

해방풍 육묘
△해방풍의 효능과 성공 가능성

해방풍은 동해안에 주로 자생하는 염생식물이다.

동의보감과 옛 고서에는 ‘풍을 예방하고 피를 맑게 하는 약초’로 소개돼 현대인의 성인병 예방에 효능이 있다.

허균 선생은 “해방풍 죽을 먹고 나면 3일 동안 입안에서 향기가 머무를 정도다”고 극찬할 정도로 향과 효능이 높은 식물이다.

하지만 높은 효능이 대중에 알려지면서 무분별한 채취로 인해 지금은 거의 멸종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울진군농업기술센터는 지난 2014년부터 해방풍을 지역 특화작목으로 육성하기 위해 실증시험을 위한 종자를 구하는 일에 매진했다.

손용원 경제작물팀장은 “겨울 바다에서 칼바람을 맞으며 울진 해안가를 헤매고 다녀 겨우 1㎏의 종자를 구할 수 있었다”며 해방풍 재배 초기의 어려움을 소개했다.

해방풍은 일반 방풍과 달리 향이 강하고 효능이 높다.

이른바 고기능성·기호성·수익성 등 삼고 작물로도 불리는 해방풍은 다양한 2, 3차 제품으로의 개발이 가능한 만큼 현재로써는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해방품 재배지 전경
△재배와 유통 현황

겨울 바다를 헤매며 어렵게 구한 해방풍 씨앗은 관련 연구자료가 없어 재배 초기 어려움을 겪었다.

2015년 농업기술센터에서 해방풍 모종 30만 본을 육묘해 시범 농가를 대상으로 지역 적응 실증시험을 수행했다.

이후 2016년 경북도농업기술원의 지역특화 공모사업비 2억2000만 원을 지원받아 해방풍 특화재배 단지 2.5㏊를 조성했다.

여기에 울진군 예산 1억 원을 더해 울진해방풍 장기발전 계획과 해방풍 상표와 포장지를 개발하고,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 등록과 울진해방풍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해 해방풍 6차 산업화의 기틀을 마련했다.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거듭하다 지난해에는 농촌진흥청 지역농업 특성화 공모사업비 6억8600만 원을 확보, 안정적인 생산을 위한 대형 재배단지 7㏊를 조성했다.

생산 체계가 제자리를 잡으면서 판매에 대한 자신감도 높아졌다.

현재 신세계 한식뷔페인 ‘올반’ 전국 15개 매장에 해방풍 밥이 입점 됐고, GS 홈쇼핑과 롯데 홈쇼핑 등 대형 유통업체에 납품 중이다.

(주)태경농산은 해방풍을 주재료로 한 즉석 불고기 해방풍 볶음밥을 출시해 현대 홈쇼핑 방영을 앞두고 있으며, 전통 음식과 문화를 보전하는 국제 슬로우 푸드협회의 ‘맛의 방주 100번째 품목 등재’에도 울진해방풍이 기록될 예정이다.

해방풍 죽
△앞으로의 가능성

울진군은 해방풍의 재배에서 판매 그리고 제품개발까지 말 그대로 1·2·3차를 합친 6차 복합 산업 모델로 진행하고 있다.

경기음식연구원 유통업체 구매담당자와 음식 전문가를 초청한 해방풍 관광음식 평가회를 통해 신메뉴 개발과 사라진 해방풍을 되살려 보급한다는 희소성이 더해지면서 성공 가능성이 엿보인다.

농업기술센터는 해방풍을 원료로 한 비빔밥, 죽을 비롯해 제과제빵, 아이스크림 그리고 기능성을 활용한 입욕제와 보습 크림까지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다.

신제품 개발과 더불어 판로 확보를 위한 홍보와 재배지역도 늘릴 계획이다.

유통망이 큰 대기업과 연계한 해방풍 공급 계약을 지속해 추진하고 늘어나는 수요에 대비해 2020년까지 재배면적을 10ha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울진군농업기술센터 김선원 소장은 “멸종위기에 놓은 해방풍을 복원과 지역에 새로운 농업작물 보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앞으로 유통 채널을 다양하게 하고 독자적인 브랜드를 개발하는 등 판로 다각화를 추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형소 기자
김형소 기자 khs@kyongbuk.com

울진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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