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황용사 조사과정서 발견…투조기법에 입 부분 고리 달려
석조불상·기와편도 함께 나와

경주시 황용동 황용사지 1구역 전경.
경주 황용동 황용사에서 국내 최초로 투조 금동귀면과 통일신라시대 석조불상이 출토됐다.

지난 2013년부터 폐사지를 대상으로 발굴조사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재)불교문화재연구소(소장 제정스님)는 경주시 황용동 황용사지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건물지, 탑지 등 다양한 유구를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에 시굴조사를 실시한 황용사는 경주 보문단지에서 감포 방면으로 넘어가는 동대봉산(옛 은점산) 절골에 위치하고 있는 사찰로서 경주시 구황동에 있는 황룡사지와는 다른 사찰이다.
경주 황용사에서 출토된 석불(추정 미로자나불) 모습.
선덕여왕 2년(633년)에 창건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황용사지는 조사 전부터 통일신라시대 쌍탑을 비롯해 고려시대 승탑, 초석, 석축들이 흩어져 있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알려진 것에 비해 그동안 황용사지는 정비 및 보수가 진행되지 않았으며 조사착수 당시에도 여전히 산죽, 수목 등이 유구와 뒤엉킨 채 일부는 붕괴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에 문화재청과 불교문화재연구소에서는 황용사지에 대한 조사가 시급함을 인지하고 사역과 성격을 확인하고자 지난 7월 추정사역에 대한 폭넓은 시굴조사를 실시했다.
경주시 황용동 황용사지 시굴조사에서 출토된 투조금동귀면(측면) 모습.
조사결과 황용사는 계곡 주변에 크고 작은 석축 대지를 조성한 후 건물을 축조한 산지형 가람으로 통일신라시대~조선시대 건물지 5동, 탑지, 축대, 석렬 등 다양한 유구가 중복돼 있는 것이 이번 조사를 통해 확인됐다.

특히 현재 쌍탑이 남아있는 구역의 경우 고려시대와 관련된 유구와 유물이 확인되지 않아 고려시대에는 주변의 다른 곳으로 옮겨 갔다가 조선시대에 다시 중창되는 등 변화가 많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황용사의 사역이 현재 추정 사역보다 훨씬 넓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경주 황용동 황용사지에서 출토된 ‘皇龍寺大殿’명 기와편.
주요 출토유물은 걸이가 있는 투조 금동귀면, 석불, 소조불, 용두편, 하대석 편 등 사찰의 격을 나타내는 유물이 다량으로 출토돼 황용사의 위상이 매우 높았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이번 시굴조사를 시작으로 황용사에 대한 추가 조사 및 정비가 이뤄진다면 경주지역의 또 다른 불교문화 명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불교문화재연구소는 내다봤다.

한편 불교문화재연구소는 황용사에 대한 조사 성과를 공개하는 현장설명회를 6일 오후 2시 30분 황용동 황용사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황기환 기자
황기환 기자 hgeeh@kyongbuk.com

동남부권 본부장, 경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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