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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만큼 아름다운 경주의 밤 풍경 속으로…'문화재 夜行'

교촌한옥마을 7개 테마 콘텐츠 다채…'청사초롱' 만들기 체험 발길 잇따라

이종기 시민기자 등록일 2018년09월05일 17시36분  
청사초롱 들고 있는 가족들.
지난 8월 24~25일 이틀간 천년고도 경주 교촌 한옥마을에서 ‘경주문화재 야행’행사가 실시됐다.

경주시와 경주문화원(원장 김윤근)이 주관하고, 문화재청과 경북도가 후원한 이 행사는 경주향교와 최부자고택 등 50여 채의 전통한옥이 자리한 교촌마을이 주무대였다. 이날 ‘가슴 뛰는 서라벌의 밤’이라는 주제 아래 주변 월정교·월성 등의 신라유적문화와 조선문화를 공유·체감하는 유쾌한 축제 한마당이었다 .

이번 행사는 7개의 테마(야경, 야식, 야로, 야사, 야설, 야화, 야숙)에 30여 콘텐츠로 매우 다양했다.
경주월정교 야경.
교촌 광장-최부자고택-경주향교-요석궁터-월정교-교촌강변로로 이어지는 야행 코스 사이사이에 골목 버스킹, 전통혼례, 인형극, 신라복장 대회 등이 펼쳐졌으며, 체험거리로 청사초롱 만들기, 최부자 가훈·삼행시 쓰기, 십이지신상에 소원지(所願紙) 달기 등은 관람객들에게 신선감을 주었다. 행사 중 흥미를 끈 것은 ‘교촌 달빛 스토리 답사’이었다. 보름달이 뜬 밤에 관람객들이 직접 만든 청사초롱을 들고, 문화유산 해설사와 함께 한옥마을 돌담길을 걸으면서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특히 돋보인 것은 작년에 준공된 월정교의 찬란한 조명에 60여m의 다리를 거닐며, 원효대사와 요석공주의 러브스토리 해설이었다. 보름달과 다리불빛, 그리고 강변조명의 앙상불은 절로 감탄사를 연발케 한 아름다운 밤풍경이었다.

또한 이번 행사장에 경주시가 교촌마을 곳곳에 140여 개의 조명등을 설치해 더욱 운치 있는 야간 경관을 연출함으로써 관람객들에게 아름답고 고풍스런 야경을 선물한 것이 행사 성공에 크게 도움이 된 것 같다.
청사초롱을 만드는 참가자들.
무엇보다 인기 좋은 종목은 ‘청사초롱’ 체험이었다, 한옥마당에 체험장을 만들고 문화유산해설사와 봉사요원 30여 명이 초롱 만들기를 지도했다. 곱고 예쁜 청·홍색 초롱 등에 매료되어 많은 신청자가 줄지어 기다리기까지 했다.
청사초롱 체험장.
초롱을 만든 다음 경주문화원의 해설사들이 관람객과 동행, 주변 문화재 답사와 야간 안전 통행을 선도했다. 참가자들이 많아 늦은 밤까지 그 행렬이 이어졌다. 공짜체험에 직접 만든 초롱으로, 마치 반딧불이 어둠 속에서 나르는 것처럼 골목길로 건들건들 들고 다니는 그 모양이 멋있고, 또 집에 가지고 갈 기념품으로 애착을 느낀 것 같다. 약 1200여 개 초롱이 만들어졌는데, 좋은 토속적인 체험꺼리요, 또한 관람 시민들에게 감사 답례품으로 호응도가 매우 좋았다.

청사초롱은 조선 후기부터, 결혼식에 신랑이 말을 타고 신붓집으로 갈 때, 그리고 신부가 가마를 타고 신랑집으로 올 때, 그 길을 비추어주는 작은 등불이다. 청사초롱의 홍색은 양(陽)을 상징하고 청색은 음(陰)을 의미한다. 우주 만물의 근원이 양과 음의 합(合)에 있는 것처럼, 신랑 신부의 첫 결합을 축원하는 가교역할의 의미가 이 초롱에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구전(口傳) 노래에 ‘청사초롱에 불 밝혀라’가 있다. “초롱초롱, 청사초롱, 임의 방에 불 밝혀라. 임도 눕고, 나도 눕고, 저 불 끌 이가 누가 있노?”.

신랑신부의 오묘하고, 알콩달콩한 새 출발의 의미가 청사초롱에 담겨있는 것 같다. 이번 행사로 인해 청사초롱이 암시하는 것처럼, 신라문화와 조선문화가 이 교촌마을에서 잘 융합돼 더욱 좋은 경주 전통문화로 승화되길 기대해 본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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