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과 정상회담·종전선언·비핵화 이행 등 논의
靑, 6일 오전 10시쯤 방북 성과 공식 브리핑 예정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으로 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이 5일 오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왼쪽부터) 천해성 통일부 차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서훈 국정원장.연합
평양을 방문한 대북특사단이 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한 뒤 귀환했다.

특사단을 태운 공군 2호기는 이날 오전 방북 때와 마찬가지로 오후 8시 40분 평양 순안공항을 출발해 서해 직항로를 이용해 서울공항에는 오후 9시 50분께 귀환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특사단은 9월 남북정상회담 일정·의제, 판문점선언을 통한 남북관계 진전 방안,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 방안에 대해 북측과 협의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워낙 낙천적인 분이어서 중간보고도 안 받으셨다. 지금은 문 대통령은 관저에 있다”며 특사단이 돌아오는 대로 관저에서 보고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내일 브리핑은 오전 10시로 예상하는데 변동될 가능성도 있다. (북한 측에서) 발표 시간을 맞추자고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단장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해 서훈 국가정보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등 5명으로 구성된 특사단은 이날 오전 7시 40분 서울공항을 출발해 9시께 평양에 도착했다.

이후 고려호텔에서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등과 환담을 했다.

김 부위원장이 자리를 떠난 후 한동안 리 위원장과 이야기를 나눈 특사단은 오전 10시 22분 공식면담을 위해 다른 장소로 옮겼다.

이 공식면담을 누구와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정황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면담이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의 친서 역시 이 자리에서 전달했을 확률이 높다.

김 대변인은 특사단이 김 위원장과 오찬을 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 3월, 특사단의 1차 방북 때 김 위원장이 만찬을 함께한 만큼 오찬 때 만나지 않았다면 만찬 테이블에 서로 마주 앉았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김 부위원장·리 위원장과의 환담에 이어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나 친서를 전달한 다음 만찬까지 함께하는 과정은 당일치기 일정임에도 북한이 특사단을 맞는 데 소홀함이 없다는 인상을 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3월 방북과 4·27 판문점 정상회담 때 얼굴을 익히고 충분히 대화한 사이인 만큼 김 위원장과 특사단 사이에 다양한 현안을 놓고 허심탄회하게 논의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리는 부분이다.

이 경우 9월 남북정상회담 일정과 대략적 의제를 비롯해 특사단의 핵심 임무라 할 수 있는 비핵화 협상과 관련한 북미 간 견해차를 좁히는 데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을 것이라는 기대를 해볼 수 있다.

오전 환담과 김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남북의 입장차를 확인하는 데 그쳤다면 굳이 김 위원장이 만찬까지 제공하는 호의를 베풀 필요가 있었겠느냐는 것이다.

한편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특사단은 지금 만찬을 하는 중이다. 만찬 이후에 평양에서 (서울로) 출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만 특사단이 누구와 만찬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김 대변인은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특사단의 오찬에 대해서도 “누구와 했는지 모른다. 다만 김 위원장과 오찬을 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김 대변인은 ‘정상회담 일정을 확정했는지 특사단에서 보고를 받은 바가 있나’라는 질문에는 “없다”라고 답했고, ‘면담이 잘 됐다고 하나’라는 물음에도 “모른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상의 내용이 오늘 밝힐 수 있는 최대치”라며 “방북 결과 브리핑은 내일 진행할 예정이다. 정확한 브리핑 시간은 평양의 상황을 알 수 없어 지금 말씀드릴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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