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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강훈 포항시의회 건설도시위원장
지난 7월 27일 포스코는 새로운 사령탑을 맞았다.

포항시와 포항시민들은 제9대 최정우 회장이 제시한 ‘With POSCO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비전을 보며 새로운 희망이 생기기 시작했다.

자본도 경험도 없이 첫 삽을 뜨기 시작해 지난 50년간 대한민국 산업의 심장 역할을 맡았던 ‘포항제철소’가 지금의 글로벌기업이 되기까지 포스코와 포항시민은 늘 함께해 왔다.

그러기에 다가올 50년 역시 포스코의 역할에 따라 포항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잘 알다시피 지금 포항은 산업화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렸다. 경기침체와 인구감소뿐만 아니라 지진 발생으로 인해 포항경제가 무너지고 있으며, 가장 큰 지진 피해를 입은 흥해읍에는 아직까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대피소에서 지내는 이재민이 200여 명에 이른다. 특히 집 지을 돈이 없어서 발만 동동 구르는 노인분들은 우리 모두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기업의 성장이 도시의 경쟁력을 좌우하며, 포항경제는 포스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포스코의 투자나 생산활동은 협력업체와 철강산업단지의 기업뿐만 아니라 포항시의 세수 확보, 인구유입 등 지역 내 생산과 소비활동을 전 분야에 걸쳐 파급 효과가 절대적이다.

그래서 지난 4월 포항시와 창립 50주년을 맞은 포스코와 포항시가 체결한 상생협력 양해각서(MOU)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기대가 클 수밖에 없었다.

포항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에 대한 투자계획과 미래 신사업에 대한 투자, 흥해지역 도시재생사업참여,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환경개선사업, 소외계층 지원 등 희망적인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권오준 회장의 갑작스런 사퇴와 최정우 회장 취임으로 포항시민들과 한 약속이 휴지조각이 돼 버리는 게 아닌지 우려가 크다. 다행히 포스코는 최근 미래성장을 위한 철강 신기술 개발·신성장 사업과 에너지 등 신규사업·또 이를 추진할 우수 인재 조기 확보를 위해 향후 5년간 45조를 투자하고, 2만 명을 고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미래먹거리 창출을 위해 1조 원 규모로 벤처펀드를 조성하고, 포항과 광양에는 벤처밸리 등 자생적인 신성장산업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도 밝혀 반갑기 그지없다.

하지만 이 계획에 앞서 빠진 부분이 하나 있다.

그것은 소통이다.

포스코의 새로운 가치인 ‘With POSCO’의 첫걸음은 소통이며, 조만간 포스코가 발표할 개혁과제를 선정하기에 앞서 52만 시민을 대표하는 포항시와 포항시의회를 만나 긴밀한 소통과 협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일자리 창출·인구유입·지진극복·환경개선 등 지역사회의 어려운 문제 해결에 동참하고 협력해야 할 것이며, 포항시도 포스코가 투자를 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인프라를 늘리는 등 여건을 조성하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

기업도 일반 시민과 마찬가지로 사회 한 구성원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경제적 가치를 공유하겠다는 것이 ‘위드 포스코(With POSCO)’의 핵심가치인 만큼 포스코는 포항 시민의 바램과 의견에 귀를 기울여 포스코의 과감한 변화를 이끌어내 줄 것을 기대한다.

이를 통해 포항시와 포스코가 지자체와 기업이 상생하고 동반 성장할 수 있다는 사례가 전국에 울려 퍼지는 일들이 생기길 기대하며, 아름다운 100년 지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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