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 백화원 영빈관 유력…회담은 영빈관·노동당 본부 청사 가능

오는 18∼20일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갖는 문재인 대통령의 북한 방문은 한국 대통령으로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다.

북한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평양 방문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문 대통령을 위해 최고의 예우를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5월 26일 판문점 북측 지역에서 열린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가을에 평양에 오시면 대통령 내외분을 (잘) 맞이하겠다”며 “(문 대통령이) 평양에 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정말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따라서 문 대통령 방북 첫날인 18일 북한 당국은 평양에서 주민을 동원한 성대한 환영행사를 개최할 것으로 보인다.

환영행사 장소는 문 대통령이 항공편을 이용할지, 육로로 방북할지에 따라 평양국제비행장이 될 수도 있고 평양 시내의 상징적인 곳이 선정될 수도 있다.

2000년 6월 13일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 특별기를 이용해 방북했을 때 북한은 평양 순안공항(현재 평양국제비행장)에서 성대한 환영식을 열었다.

김 전 대통령은 공항에까지 직접 나온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영접을 받았으며, 북한 육·해·공군 의장대를 사열했다.

2007년 10월 2일 도보로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해 북한 땅을 밟은 노무현 당시 대통령은 차량으로 평양까지 이동한 뒤 4·25문화회관 광장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 참석했다.

노 전 대통령도 환영행사장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영접을 받고 북한군 의장대를 사열했다.

북한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방북 때처럼 이번에도 문 대통령이 탄 차량이 달리는 도로 양옆에서 꽃다발을 들고 환영하는 이른바 ‘연도환영’에 수만 명의 평양시민을 동원할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북한은 문 대통령 평양 방문 마지막 날인 20일에도 주민을 동원한 성대한 환송행사를 열 수도 있다.

문 대통령의 숙소로는 북한이 정상급 외빈들이 오면 제공하는 백화원 영빈관이 가장 유력하다. 평양시 대성구역에 있는 북한의 대표적인 영빈관으로, 화단에 100여 종의 꽃이 피어 있어 ‘백화원(百花園)’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도 평양 체류 기간 백화원 영빈관에 머물렀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회담 장소로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방북 때처럼 백화원 영빈관이 거론되지만, 이번에는 김 위원장의 집무실이 있는 노동당 본부 청사 회의실에서 열릴 가능성도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이 두 차례 평양을 방문했을 때 모두 노동당 본부 청사에서 이들을 만났다.

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도 노동당 본부 청사 회의실에서 면담했다.

문 대통령 평양 체류 기간 성대한 오찬과 환영 만찬 등도 잇따를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북한이 각종 공연 관람이나 산업현장 시찰 등의 일정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문 대통령에게 정권 수립 70주년(9월 9일)을 맞아 다음 달 10일까지 열리는 대규모 집단체조 공연 ‘빛나는 조국’ 관람을 권유할 수도 있지만, 정치색이 강해 우리 측이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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