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무환 대구취재본부장
지난달 27일 대구 시내 한 호텔에서 ‘대구 국제 미래 자동차 엑스포(DIFA·Daegu International Future Auto Expo 2018)’ 사전 보고대회가 열렸다. 대구 상의회장과 대구시장을 비롯 엑스포위원회 공동위원장과 각 분과위원 등 60여 명을 초청해 추진 과정을 설명하고 참석자들의 의견도 수렴하는 자리였다.

DIFA는 지난해 이어 올해 두 번째 열리는 행사로 국내외 주목을 받고 있다. 소재와 부품, 융합 산업 분야에서부터 완성차, 4차 산업의 핵심 전기차를 비롯한 미래형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국내 최초의 미래 자동차 전문 전시회다.

11월 1일부터 4일까지 대구 엑스코에서 열리는 이 행사는 우선 규모 면에서 크게 확대된다. 지난해는 엑스코 1층과 야외 공간 일부만 전시장으로 사용했으나 올해는 1층 전관과 야외 공간, 3층 일부까지 활용하게 된다. 전시 부스 규모도 800개에서 1000개로 늘어나게 된다.

그런데 추진 과정을 보고 하는 과정에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내용이 있었다. 현대기아차가 행사 2개월여 남은 상태에서 아직 참여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채 아무런 통보가 없다는 것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벤츠와 BMW, 테슬라는 물론 지난해 참석하지 않았던 일본의 닛산까지 일찌감치 참석을 결정했다. 일부 회사는 부스 개수를 지난해 보다 늘릴 것이라 한다.

해외 유명 완성차 업계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지만 국내 대표 완성차 생산기업인 현대기아차가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일부 참석자들의 입에서 국내 대기업이 지방행사라고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대구지역의 자동차 부품업계의 70~80%는 현대기아차에 부품 납품을 하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이런 행사에 참석해 지역 부품 업체들에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어 줘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봐야 한다.

뿐 만 아니다. 대구시는 많은 인력과 돈을 바쳐 현대기아차를 주축으로 전기차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2016년에 200대를 판매했으며 이 가운데 171대가 현대기아차가 생산한 차다. 2017년엔 2127대 중 1647대, 올해엔 2467대(신청 포함)중 1688대가 현대기아차다. 전기차 1대가 팔릴 때마다 시민 세금을 600만(소형 400만 원) 원씩 지원되고 있다. 이를 연도별로 환산하면 2016년에 10억 원, 2017년에 98억8000만 원, 올해엔 100억 원이 넘는 세금을 지원해 준 셈이다.

게다가 대구시장 뿐만 아니라. 공공기관도 전기차 구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런 사정을 감안 하면 이번 엑스포 행사에 현대기아차는 적극 나서서 호스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구시는 ‘전기차 판매 영업 사원인가’ 하는 비아냥을 들을 정도로 열심히 홍보해 왔다. 그렇게 해서 보급한 전기차의 70% 이상이 현대기아차다.

현대기아차가 DIFA 참석을 머뭇거리고 있는 이유는 서울과 부산에서 열리고 있는 모터쇼를 제외하고, 지방에서 열리는 행사는 참석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이게 사실이라면 오판이다. 250만 대구시민이 돌아서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처신을 잘해야 한다.

박무환 대구취재본부장
박무환 기자 pmang@kyongbuk.com

대구취재본부장. 대구시청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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