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채용 확대에 직무적합성 검증강화 필요

국내 대기업들의 대졸신입 채용 문이 열린 가운데 10대 그룹들의 자기소개서에 대한 분석이 나왔다.

취업포털 인크루트(대표 서미영)이 9일 분석 발표한 삼성·LG·현대차·CJ·SK·한화·롯데·포스코·GS·현대중공업 등 국내 10대 그룹의 대졸신입사원 자기소개서 분석에 따르면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직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구체적으로(19회) △역량(13회) 순으로 조사돼 이들 단어를 이어보면 ‘직무 역량 구체적으로’가 완성된다.

이들 다음으로 △지원동기(7회) △관심(5회) △극복(4회) 등의 키워드가 이어졌지만 1위~3위와는 큰 차이를 보여 의례적인 질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성장과정은 단 3회 총 3곳(삼성·롯데·현대오일뱅크)으로, 입사 후 포부와 동일 횟수를 기록했으며, △글로벌(2회)은 더욱 적었다.

전체 질문의 키워드를 볼 때 기업들이 블라인드 채용을 확대하면서 직무적합성 검증강화라는 채용 트렌드에 따라 자기소개서에서 취업 시 자신의 직무에 대해 얼마나 준비됐는가를 파악하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또 지원직무에서의 역량파악이 자리 잡으며, 그 외의 항목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질문비중이 줄어들었다.

직무에 대한 질문도 구체성을 가장 중요시 했다.

SKT마케팅부문의 경우 ‘자발적으로 최고 수준의 목표를 세우고 끈질기게 성취한 경험에 대해 서술해 달라’는 질문과 관련‘본인이 설정한 목표·목표의 수립과정·처음에 생각했던 목표 달성 가능성·수행과정에서 부딪힌 장애물 및 그때의 감정(생각)·목표달성을 위한 구체적 노력·실제 결과·경험의 진실성을 증명할 수 있는 근거가 잘 드러나도록 해 달라’는 단서를 달았다.

CJ올리브영은 ‘2018년 대한민국 Health&Beauty Store 트렌드를 한 단어로 정의하고, 본인이 올리브영 MD라면 트렌드를 리딩할 수 있는 어떤 차별화된 카테고리 또는 상품을 개발하고 싶은지, 그 이유를 본인의 강점과 연관 지어 설명해 주세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SK는 5개 질문에서 각 1000자의 답변을 요구해 질문도 많고, 답변분량도 많았다.

현대자동차는 ‘지원하신 직무분야에서 일을 하시게 된다면 미래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와 연관지어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 설명해 주세요’라고 물었으며, 삼성과 포스코는 최신 사회이슈에서 지원직무와의 연결성에 대해 질문했다.

인크루트 서미영 대표는 “하반기 10대 그룹의 자기소개서를 통해 달라지는 채용트렌드가 극명히 전해지는 만큼 ‘직무역량 구체적으로’를 숙지해 작성에 참고해야 할 것”이라며 “특히 10대 그룹중 3분의 1은 서류전형에 AI검증을 도입한 만큼 동일문장 반복 또는 표절에 절대적으로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10대 그룹사의 자기소개서 질문을 평균 3.9개였으며, 삼성이 취미 또는 특기(40자)·존경인물(10자)·존경이유(10자)에 대해 짧은 분량로 물은 뒤 4개의 Essay 등 모두 7개로 가장 질문이 많았고, 기아자동차는 질문이 2개로 가장 적었다.

답변분량은 평균 1000자 이내, 많게는 최대 1500자까지 요구하는 기업도 상당해 기업 1곳당 자소서 글자수는 평균 3190자 이내로 집계됐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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