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로 표현한 해방 이후 새 시대 꿈
2019년 2월 10일까지 전시
‘능금찬가’는 지난해 대구가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선정됨에 따라 기획된 특별 전시다.
정부에서 선정 및 제정한 노래인 ‘건전가요’를 중심으로 해방 후의 사회적 전환기를 느낄 수 있다.
대구의 문인과 예술인이 함께 애향심과 자부심 고취를 위해 만들고 공표된 이 노래들은 당시 대구시민에게 과업과 긍지를 독려했다.
대구를 상징적으로 나타낼 수 있고, 대구의 정체성을 담은 노래인 대구시 제정 건전가요는 일제강점기 대구에서 불렸던 건전가요와는 시작부터가 다르다. 일본의 주도하에 불리어진 ‘대구행진곡(1932)’, ‘대구소패(1932)’, ‘대구부민가(1935)’는 오롯이 일본 전통음악의 특징들로 작곡됐고, 일본 가수가 부른 노래로 우리의 민족성을 말살시키고자 한 노래들이다.
이처럼 민족 고유의 언어를 탄압하고, 노래를 통한 식민지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시인은 시로, 소설가는 소설을 통해 독립의지를 표현하고 계몽운동에 앞장섰음은 많은 문학작품들을 통해 나타난다. 해방 이후 일제의 건전가요가 아닌 우리의 건전가요가 추천 장려됐고, 이러한 움직임에는 대구의 문학인과 음악인들이 함께 했음을 이번 전시에서 볼 수 있다.
이어 1960년대의 박양균 작사, 권태호 작곡의‘대구시민행진곡(1962)과 이호우 작사, 김진균 작곡의 ‘시민건설행진곡(1967)’에는 건설에 치중하고 산업사회로 나아가는 모습이 담겨 있어 당시 대구가 산업화를 가속화하는데 중점을 두었음을 알 수 있다.
대구의 문인과 음악인에 의해 만들어진 동요와 가요(가곡)는 많다. 그러나 대구시에서 공모하고 선정된 곡들이기에 이 네 곡은 더욱 뜻깊다. 가요의 주제나 형식만 보아도 당시 대구와 우리나라의 시대상을 가늠할 수 있다.
당시의 가요가 역동적이고 행진가의 형식이었다면 이번 전시에 참여한 이영록 작곡가는 편하게 들을 수 있는 뉴에이지 형식으로 편곡하여 음원을 제작했다. 해방 이후 대구의 문인과 음악인들처럼 문인의 글은 김대연 디자이너의 캘리그라피로, 음악인의 곡은 이영록 작곡가의 편곡으로 만나볼 수 있다.
박영석 대구문화재단 대표는 “그 당시 건전가요의 제목만 보아도 대구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능금에서 건설까지 대구는 다양한 변화를 겪었다. 능금에서 교육, 섬유 산업까지 대구의 수식어도 많이 바뀌어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것은 바로 ‘문화·예술’이다. 이번 대구문학관 기획전시를 통해 문화도시 대구의 힘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이하석 대구문학관장은 “이번 전시는 지역의 문인들과 음악인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지역 노래를 만드는데 힘을 보탠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반가움과 뿌듯함을 느낄 수 있는 자리이다. 이들의 노래를 통해 유네스코가 정한 음악창의도시 대구의 한 뿌리를 짚어보는 의미도 있다. 마음껏 불러 보고팠던 그들의 노래를 통해 우리 도시의 풍경을 다시 돌아 볼 수 있게 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