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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이 조례 바꾸고 단체장 소환 쉬워진다

자치분권위, 자치분권 3대 추진전략 33개 과제 발표
대통령·단체장 만남 정례화…연말까지 세부계획 마련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등록일 2018년09월11일 20시54분  
앞으로 주민이 지방자치단체를 거치지 않고 바로 지방의회에 조례 제·개정과 폐지안을 제출할 수 있게 된다.

대통령 직속 자치분권위원회는 11일 지방정부의 권한을 한층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6대 추진전략 33개 과제를 발표했다. 이날 오전 청와대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확정된 종합계획에는 쟁점이 됐던 재정분권, 자치경찰제, 지방이양일괄법 제정 등이 포함됐다.

자치분권은 재정분권과 함께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공약인 지방분권의 양대 축 중 하나다.

종합계획은 지난해 10월 행정안전부가 발표했던 ‘자치분권 로드맵’의 내용을 토대로 지자체 등의 의견을 수렴해 마련됐다.

자치분권위는 종합계획은 로드맵과 비교해 무엇보다 주민발안과 주민소환, 주민감사청구 같은 주민직접참여제를 확대하는 등 ‘주민주권’ 구현에 방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주민직접참여제는 1999년 주민발안과 주민감사, 2004년 주민투표, 2007년 주민소환 등 제도별로 도입된 지 10년 이상 지났지만, 실제 운영은 저조한 상태다.

종합계획은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주민이 지방자치단체를 경유하지 않고 직접 조례의 제·개정 및 폐지안을 지방의회에 제출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은 지자체에 조례 관련 안을 지방의회에 제출해 달라는 청구만 할 수 있다. 조례안 제출 요건도 현재보다 30% 이상 낮추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를 위해 행안부는 ‘주민발안에 관한 법률’(가칭) 제정안을 11월 중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주민소환과 주민감사청구, 주민투표 청구요건과 개표요건 등도 완화하기로 하고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과 지방자치법 개정을 추진한다.

일례로 주민소환제의 경우 자치단체 인구에 따라 청구요건을 위한 서명인의 수를 하향하고, 소환 청구 대상자에 비례대표 지방의원을 포함하는 방안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주민자치회의 활성화를 통해 지역사업에 대한 주민들의 참여를 제고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종합계획은 이밖에 로드맵에 담겼던 지방이양일괄법 제정, 자치경찰제 도입 등 6대 추진 전략 33개 과제를 담았다.

로드맵에는 제2국무회의 신설, 자치입법권 확대, 자치단체 사무범위 확대 등 지방분권과 관련해 헌법 개정이 필요한 내용도 들어있었지만, 개헌이 무산되면서 종합계획에서는 관련 내용이 빠졌다.

종합계획에는 개헌사항인 제2국무회의 대신 대통령을 의장으로 국무총리, 관계부처 장관, 자치단체장 등이 참석해 정례적으로 중앙정부와 자치단체 간 협력과 주요 정책을 심의하는 ‘중앙-지방협력회의’(가칭)를 설치할 근거를 마련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행안부는 종합계획과 관련해 15개 법률을 포함한 23개 법령을 제·개정하기로 하고 법안을 정기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종합계획이 행안부에서 마련했던 로드맵 내용과 별 차이가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행안부의 로드맵 발표 이후 1년 가까이 지났고 독립된 자치분권위원회가 출범했음에도 두드러진 진전이 없다는 지적이다.

이를 두고 정순관 자치분권위 위원장은 “종합계획은 그동안 정부 의제였던 것을 오늘 국무회의를 거쳐 정부 공식 입장으로 확정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 위원장은 또 “자치분권위는 5월에서야 실질적 활동을 시작했다”면서 “실제 활동 기간이 많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재정분권은 기획재정부와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아직 구체적인 발표 계획도 잡지 못했다.

이번 발표에는 현행 8대2인 국세 대 지방세 비율을 6대4까지 조정하겠다는 기존 목표가 다시 제시되긴 했지만, 구체적이고 새로운 내용은 없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정 위원장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늘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이 ‘지방재정분권은 어떻게 돼가느냐’고 꼬집어 질문하셨다”며 “그 질문에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큰 틀에서 거의 합의가 끝났다. 조만간 확정될 것’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정 위원장은 “국세와 지방세의 비중을 올해부터 시작해 6대4가 될 때까지 지속해서 개혁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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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동 기자

    • 이기동 기자
  • 서울 정치경제부장. 청와대,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