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8월 고용동향 발표…취업자 2690만7000명
실업자 8개월 연속 100만 명대

12일 중구 서울시청년일자리센터 내 ‘피어라 청년의 삶, 웃어라 청년의 꿈’이라 적힌 세미나실의 불이 꺼져 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 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천690만7천명으로 1년 전보다 3천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취업자 증가 폭은 두 달 연속 1만명을 밑돌면서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실업자 수는 외환위기 이후 가장 많은 수준으로 치솟았고 실업률도 악화하는 등 얼어붙은 고용이 좀체 풀리지 않고 있다. 연합
취업자 수 증가가 두달 연속 5000명 선을 밑돌며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고용상황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는 최저임금에 따른 도소매업, 사업시설관리업 등의 감소폭이 컸졌고 영세자영업자의 감소세가 지속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업자는 113만3000명으로 8개월 연속 100만 명이 넘었다. 실업률, 청년실업률 모두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게 치솟았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690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000명 증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지속되던 2010년 1월 1만 명이 감소한 뒤 8년7개월 만에 최저치다. 지난달(5000명)보다 2000명 낮은 수치로 두달 연속 1만 명대를 밑돌아 ‘고용쇼크’가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올해 취업자 증가폭은 급속히 하락했다. 1월 33만4000명에서 2월 10만4000명으로 대폭 하락한 뒤, 5월에는 7만2000명으로 10만 명대마저 붕괴됐다.

산업별로 보면 최저임금과 경기에 민감한 업종의 취업자가 대거 감소했다. 도매 및 소매업은 -12만3000명,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은 -11만7000명을 기록했다.

도소매업의 경우 2016년 3월 15만2000명이 감소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며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4년 이후 역대 가장 많이 감소했다.

제조업 역시 조선, 자동차 등 주력 업종이 부진에 빠지면서 10만5000명이 줄었다.

경기부진 등으로 영세자영업자의 고용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종업원 없이 홀로 가게를 운영하는 ‘고용없는 자영업자’는 전년동월대비 12만4000명 감소하며 지난해 11월부터 10개월째 감소세가 계속됐다.

최저임금에 취약한 임시근로자는 18만7000명 감소했으며, 일용근로자도 5만2000명이나 감소하면서 고용부진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실업자는 113만3000명으로 1년 전에 비해 13만4000명 늘며 8월 기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136만4000명)을 기록한 이후 가장 높았다. 실업자 수는 올해 1월부터 8개월 연속 100만 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전체 실업률은 4.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4%p 올랐다. 외환위기 충격이 가시지 않았던 2000년 8월(4.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고용률 하락도 전연령층으로 확산됐다. 전체 고용률은 60.9%로 0.3%p 하락했다. 15∼65세 고용률은 66.5%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3%p 하락했다. 고용률은 지난 2월 이후 7개월째 하락하는 추세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취업자 증가폭이 많이 둔화돼 인구요인이 깔려 있지만, 그것만으로 취업자가 둔화됐다 말씀드리긴 어렵다”며 “고용유발 효과가 높은 자동차·조선업 부진이 이어지면서 도소매업 등 연관 산업에도 영향을 미쳐 취업자 수가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최저임금의 직접적인 영향에 대해선 “최저임금 영향을 판단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지만 개개인의 취업상태나 실직 이유를 명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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