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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럭 정치인과 겸손

경북일보 kb@kyongbuk.com 등록일 2018년09월13일 16시50분  
하루는 자로가 공자에게 물었다. “가득한 상태를 유지하는 방법이 있습니까?” “총명과 지혜는 어리석음으로 지키고, 커다란 공은 양보로 지킨다. 대단한 용기는 나약함으로 지키고, 큰 재물은 겸손한 태도로 지킨다. 이것이 바로 양보하고 또 양보해야 하는 까닭이다.” 겸손은 자기만이 옳다고 고집하지 않고 자기를 낮추어 자기가 목적하는 것을 상대방에게 얻어 내는 지혜임을 공자는 강조했다.

전국시대 위나라 공자 신능군의 겸손한 처신은 많은 사람들의 귀감이 됐다. 그의 인격을 흠모해 모여든 선비들 때문에 식객이 3000명이 넘었다. 당시 위나라에서 현인으로 알려진 후영은 70세 고령에 도성 문지기를 하고 있었다. 어느 날 신능군이 선물과 함께 후영을 집으로 초청했다. 후영이 초청을 거절하자 신능군은 몸소 수레를 가지고 후영을 모시러 갔다.

신능군의 성의를 거절할 수 없어 수레에 오른 후영은 신능군의 자리인 상석에 앉았다. 그리고 신능군의 안색을 살폈다. 신능군은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공손한 자세를 흩뜨리지 않았다. 신능군 집에 도착한 후영은 기다리고 있던 많은 빈객들에게 연설을 했다. “시중 백성들은 수레 상석에 앉은 저를 보고 소인이라 욕하고 신능군을 겸손한 대인이라고 칭찬했을 것입니다. 제가 오늘 자행한 소인 행동은 신능군의 겸손한 후의에 보답한 것입니다.”

한 변경의 관리가 초나라 재상 손숙오에게 물었다. “관직에 오래 있으면 선비들이 그를 질투하고 봉록이 많아지면 백성들이 그를 원망하고, 직책이 높아지면 군왕이 그를 미워한다고 들었습니다. 지금 대감께서는 관직에 오른 지 오래됐고, 봉록도 많으며 자리도 높아졌습니다. 이 세 가지를 모두 갖췄지만 선비나 백성들이 대감을 미워하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나는 재상을 세 번째 연임하고 있지만 더욱 겸손하게 처신한 덕인 것 같소.” 손숙오의 대답이었다.

최근 영면한 미국 정치 거물 매케인은 “오늘날 정치의 문제는 겸손의 결핍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버럭 정치인’으로 평판 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년 집권론’보다 겸손의 처세부터 먼저 익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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