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6개 시장 설치 지원…하절기 매출 30% 증대 효과
저렴한 설치·운용비용 강점…경북도·포항시 벤치마킹 시급

청주시가 가경터미널시장에 설치한 증발식 냉방장치에서 수증기 형태의 물이 분사되고 있다. 이종욱기자 ljw714@kyongbuk.com
충북 청주시가 지난 2016년부터 날로 쇠퇴하고 있는 전통시장 살리기를 위한 특단의 대책으로 매출 증대를 이뤄낸 것으로 나타나 포항을 비롯한 경북지역도 벤치마킹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청주시는 지난 2016년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한 ‘전통시장 살리기 공모사업’에 골목형 시장활성화 사업을 제안, 국비를 확보했다.

전통시장이 날로 늘어나고 있는 SSM 등 대형쇼핑센터와의 경쟁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은 주차장 확보와 원스톱 장보기, 그리고 날씨 영향이었다.

특히 한여름의 뜨거운 더위와 한겨울의 차가운 추위는 소비자들을 대형쇼핑센터로 빼앗기는 원인이 돼 왔다.

청주시는 이중 여름철 더위를 막아줄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한 끝에 ‘증발식 냉방장치’를 도입하기로 하고, 중기부 공모사업에 응모해 선정됐다.

사업 첫해인 2016년 청주시내 15개 전통시장 중 아케이드가 설치된 사천·가경터미널·직지·육거리시장 등 4곳에 증발식 냉방장치를 설치했다.

이어 지난해 북대가경시장, 올해 북부시장 등 모두 6개 시장에 설치한 데 이어 시장 상인들과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자 향후 전체 시장에 대한 증발식 냉방장치 설치를 계획 중이다.
청주시가 가경터미널시장에 설치한 증발식 냉방장치 모습. 이종욱기자 ljw714@kyongbuk.com
증발식 냉방장치는 특별한 냉각장치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장치 내에 유입되는 물을 수증기 형태로 분사해 주변 온도를 낮춰 주는 것이다.

이 장치는 비닐하우스내에 주로 설치돼 실내 온도 저하 및 습도 유지를 목적으로 개발됐으나 청주시는 최근 전통시장 내에 아케이드 설치가 대중화되면서 이 장치를 시장으로 도입시켰다.

또 시장 내에 설치된 장치 내에는 물을 분사하는 과정에서 살균기능까지 갖춘 데다 설치 후 각종 방사능·미세먼지 등에 대한 조사를 한 결과 가동 전에 비해 50% 이상 저감 효과까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장치를 가동한 지역과 가동하지 않은 지역 간 온도가 무려 5도 이상 차이가 나면서 한여름 더위를 확실하게 식혀주는 효과를 거뒀다.

이처럼 여름철 냉방 효과를 거두면서 여름철 급감하던 소비자의 발길을 붙잡았다.

청주시에 따르면 과거 여름철마다 시장을 찾는 소비자가 30%~40%가량 줄어들었으나 증발식냉방장치를 설치한 뒤에는 오히려 20%~30%가량 늘어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증발식 냉방장치가 각광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비교적 저렴한 설치비용과 운영비용이다.

청주시에 따르면 시장 골목 110m기준 약 1억원이 소요되며, 운영비용도 260m 골목 기준 전기료와 수도료를 포함해 30만원 선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저렴한 비용으로 큰 성과가 나타나자 가장 크게 반긴 쪽은 시장 상인들이다.

전체 시장 골목 중 1곳만 설치한 육거리 시장의 경우 설치한 곳과 설치하지 않은 골목 간 매출이 큰 차이가 벌어지면서 시장상인들로부터 ‘빨리 설치해 달라’는 요구가 잇따라 추가사업을 추진중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가경터미널시장에서 만난 상인들은 “실내가 시원해 지니 소비자들도 좋지만 종일 같은 자리에서 일하는 우리가 가장 큰 혜택을 받고 있다”며 “특히 물을 분사하는 방식이어서 아케이드 설치 이후 많이 발생하던 먼지도 크게 줄어들어 소비자들이 좋아한다”고 반겼다.

가경 시장을 자주 찾는다는 한 소비자도 “올 여름 그렇게 더웠지만 시장 안으로 들어오면 시원하고 쾌적해 쇼핑하기가 한결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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