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는 시민·나들이객 북적···제수용 식재료 값은 안정세

추석명절을 일주일여 앞둔 16일 오전 포항시 죽도시장 곳곳에는 제수용품을 구입하기 위해 나온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이은성 기자 sky@kyongbuk.com
추석을 일주일가량 앞둔 지난 16일 죽도시장에는 많은 사람으로 북적거렸다.

장을 보러 나온 중년 주부부터 군것질거리를 손에 든 젊은 커플, 가족까지 주말 오후를 즐기는 사람들로 활기를 띄는 듯했으나, 상인들은 이내 착잡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추석 대목 특수를 찾기는 힘들다는 것이 이곳 상인들의 말이다.

건어물가게를 운영하는 허 모 사장은 “경기가 어렵다 어렵다 하지만 작년보다 올해 더 힘든 것 같다”며 “예년 추석보다 매출이 30% 이상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엔 인근 기업에서 선물용으로 몇백 박스씩 구입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기업은 커녕 개인들도 절반 이상으로 줄어 준비한 물량이 다 나가지 않을까 봐 걱정”이라고 한숨 지었다.

△ 추석 특수 아직…단대목 기대.

어시장에서는 문어가격을 놓고 한 손님과 상인이 흥정하고 있었다.

1kg에 5만원 가량 하는 문어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손님의 말에 상인들은 “안 오른 게 없다. 문어 물량이 줄어서 앞으로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인근 또 다른 상인은 “시장에 사람이 많은 것과 장사 잘되는 것은 다른 얘기가 된 지 오래다. 그나마 외지 관광객이 주 고객”이라며 분주하기만 할 뿐인 시장 풍경을 설명했다.

생선포를 떠서 파는 박 모씨는 “명절특수라고 할 만한 분위기는 추석 전 2~3일 앞두고 반짝”이라며, 대부분 상인들은 단대목이라고 불리는 다음 주말쯤에는 그나마 손님이 늘 것으로 기대했다.

골목을 돌아 한복거리에 들어서니 명절 대목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한산한 분위기였다.

한복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요즘 시대에 누가 추석 빔으로 한복을 사냐”며 “그나마 가끔 아기 한복을 보러오는 사람만 오갈 뿐”이라고 넋두리를 했다.

이날 장을 보러 온 소비자들도 불만을 토로했다.

제수용 문어를 사러 나왔다는 주무 김(34)씨는 “정부에서 명절만 되면 물가안정 노력을 한다지만 체감하기가 힘들다”며 “올해는 날씨 영향으로 과일과 수산물 가격이 많이 올라 장보기가 무서운 수준”이라고 하소연했다.

△ 음식 재료 값 다소 안정세

그나마 식자재 거리는 장을 보러 온 주부들로 사정이 나은 편이었다.

제품별로 가격을 적어놓고 정찰제로 판매되고 있었지만, 대형마트와 달리 ‘한줌 더’ 주는 인심으로 고객들과 기분 좋은 흥정이 진행됐다.

최근 밥상물가와 직결된 식료품 가격이 폭등하며 추석 물가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이지만, 시장의 제수용 음식 재료 값은 다소 안정세를 보였다.

열흘 전 만해도 한 단에 1만원까지 치솟던 시금치는 다소 안정세를 찾아 최근 4000원에 판매됐다. 숙주(1kg) 2000원, 깐도라지 한 바구니(국산·약 500g) 7000원, 삶은 고사리 한 바구니(국산·약 500g) 1만원 등 푸짐한 양과 인심으로 주부들의 손길을 기다렸다.

추석의 대표품목이라고 할 수 있는 송편은 1되에 1만5000~2만원에 구입 할 수 있었다.

폭염에 과실이 버티지 못하고 낙과하면서 ‘특품’ 제품은 비중이 떨어진 사과와 배의 경우, 개당 3000~6000원으로 크기와 당도에 따라 또는 상점에 따라 다양한 품목을 고를 수 있었다.

A 청과점 주인은 “사과는 조금 작은(3000원 대)것으로 3개 놓고, 배는 큰(6000원 대)거 1개를 놓으면 될 것”이라고 권했다.

시장에서 만난 주부 이 씨(42)는 “평소 대형마트를 주로 이용하지만, 명절과 같이 많은 양의 장을 볼 경우 시장이 저렴한 것 같다”며 “과일과 고기류는 단대목 전에 구입할 것”이라 말했다.



남현정 기자
남현정 기자 nhj@kyongbuk.com

사회 2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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