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동부경찰서.
두 달 동안 전국을 돌며 인형뽑기방 지폐교환기를 턴 20대 남성이 경찰의 끈질긴 추적으로 검거됐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공구를 이용해 인형뽑기방 지폐교환기를 부수고 현금을 훔친 혐의(특수절도)로 A씨(28)를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7월 14일 새벽 5시께 동구 불로동 한 인형뽑기방에 들어가 미리 준비한 공구로 지폐교환기를 뜯어 1분이 채 안 되는 시간에 현금 150만 원을 훔쳐 달아났다.

지난달 9일 다시 대구를 찾은 A씨는 새벽 2시 30분께 같은 수법으로 동구 안심동 한 인형뽑기방 지폐교환기를 털어 90만 원을 들고 도주하는 등 지난 6월 2일부터 지난달 26일까지 전국 인형뽑기방 26곳에서 총 2100만 원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씨를 검거하기 위해 끈질긴 추적을 벌였다.

차를 타고 A씨의 행적을 좇아 달린 거리만 2000㎞가 넘는다.

사건을 맡은 동부경찰서 형사7팀은 폐쇄회로(CC)TV를 통해 A씨의 인상착의를 확인했다.

그러나 A씨가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지역을 수시로 옮기면서 추적에 난항을 겪었다.

경찰이 전북 익산과 경기도 파주까지 두 차례 추적했으나 CCTV가 없는 도시 외곽까지 도주하는 바람에 놓치기도 했다.

특히 A씨가 강원도 동해에서 기차를 타고 태백으로 이동하는 정황을 포착한 경찰이 하차역에서 잠복했지만, 깜박 잠이 든 A씨가 정거장을 지나치고 내리는 바람에 놓치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졌다.

결국 경찰은 돈이 떨어지면 범행을 저지르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특성을 파악, 지난달 30일 오전 8시 강원도 원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A씨를 검거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과거 똑같은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렀으나 소액 등의 이유로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박흥기 동부경찰서 형사 7팀장은 “A씨는 훔친 현금으로 국내 여행을 하듯 전국을 돌며 유흥비 등으로 사용했다”며 “A씨가 수시로 지역을 옮기면서 추적에 난항을 겪었지만, 모든 팀원이 밤낮없이 고생해 추적하고 이동하는 특성을 파악해 검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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