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 체제 인정 의미로도 해석…정상회담 열릴 때 관행화 될 듯

문재인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중 3번째로 18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사진 위부터 2000년 6월 평양 순안공항에서 의장대를 사열하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2007년 10월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연합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18일 오전 순안공항(평양국제비행장)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을 환영하는 북측의 의전행사 때 국가원수 예우를 의미하는 예포 21발이 발사돼 눈길을 끌었다.

2000년과 2007년 평양에서 열린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올해 4월 27일 판문점 남측지역에서 열린 정상회담 때도 개최 측이 준비한 의장대 사열 등의 의전행사가 있었지만, 예포는 발사되지 않았다.

예포를 발사할 때 상대국의 국기도 게양하는 관례 때문에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해 예포발사와 국기게양 의식을 생략했다.

그러나 북측이 이번에 국기를 게양하지는 않으면서도 남측 최고지도자를 예우하는 차원에서 예포를 발사함에 따라 앞으로 정상회담이 열릴 때 예포발사가 관행을 굳어질 가능성도 있다.

예포의 발사는 남북이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한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원래 예포는 싸움에서 이긴 쪽에 대한 경의와 무장해제의 표시로 행한 전통의식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싸움에서 진 적군에게 탄환을 모두 소진하게 한 후 탄약을 재장전할 때까지 무력하게 만드는 17세기 영국의 해상관습에서 유래됐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는 외국 귀빈의 방문 때 예우를 표하는 의전 관례가 됐다.

예포는 의전행사 대상자에 따라 발사 수에 차이가 있고 홀수로만 발사된다.

대통령령으로 제정된 ‘군예식령’에 따르면 대통령과 전직 대통령 및 대통령 당선인, 외국 원수에 대해서는 21발의 예포를 쏜다. 국회의장과 국무총리, 국방부 장관, 국무위원, 외국 각료 등에 대해서는 19발이 발사된다.

북한도 국제관례에 따라 국가원수급 외국 귀빈에 대한 의전행사 때 21발의 예포를 발사해왔다.
평양·서울공동취재단=이기동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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