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찰청, 사전예약제 도입·표적지 교체로 호응

사전 예약을 통해 대구경찰청 실내사격장을 찾은 한 경찰관이 하반기부터 바뀐 새로운 표적지를 놓고 사격훈련을 하고 있다.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19일 오후 대구경찰청 실내사격장. 정례사격이 있는 날이면 건물 밖까지 긴 줄이 늘어서야 하는데, 달랐다. 남부경찰서 소속 경찰관 200명이나 몰렸는데도 긴 줄이 사라져서다. 남부서 경무계 박성일 순경은 “1시간 이상 대기는 기본이었는데, 5월부터 사전예약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대기할 필요도 없이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어 좋다”며 “연습을 포함해 모두 35발을 쏘고도 15분 만에 끝낼 수 있었다”며 활짝 웃었다.

대구경찰청에 10개의 사로를 갖춘 실내사격장과 달성서, 성서서, 동부서, 강북서에는 6개 사로의 사격장이 있지만, 평소에는 제한적인 사로 수 때문에 6~10명 정도만 사격할 수 있어서 30명의 인원만 몰려도 최소 45분에서 2시간을 기다려야 했었다. 그래서 대구경찰청은 사격 대기에 따른 피로감과 훈련의 비효율성을 줄이기 위해 사전예약제를 도입했고, 경찰관들에게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대구경찰청의 전체 정례사격 훈련대상은 5460명이며, 상반기와 하반기 2차례에 걸쳐 진행한다. 외근경찰관은 정례사격 외에도 특별사격을 연 2차례 하게 돼 있다.

이런 방식으로 대구경찰청이 적극적으로 사격제도 개선에 나서고 있다. 사격은 진급 심사에 필요한 근무평정 비중이 매우 높다. 경감 이하 직장훈련 평가점수가 13점인데, 강사 초빙 직장교육(2점)과 체포술 등 체력단련(2점), 달리기 등 체력검정(3점), 온라인 강의 등 상시학습(3점) 등은 비슷한 점수를 받는데, 3점으로 23%를 차지하는 사격은 개인별로 격차가 매우 크다. 채점의 공정성이 크게 요구된다.

이준섭 대구경찰청장은 최근 올해 상반기 실시한 사격표적지를 다시 채점하도록 지시했고, 점수 구분 선이나 적중된 탄환 개수 등의 판독에서 채점자에 따라 주관적 판독을 한 오류(전체의 6%)를 찾아내 바로잡았다.

실제 대구경찰청은 둥근 원형의 표적이 담긴 완사 표적지를 70g짜리 갱지에서 240g 모조지로 교체했다. 사람 하반신 모양의 속사와 달리 완사 표적지는 크기에 작고 표적 범위와 점수 구분 선의 간격이 좁아서 실제 사격 때 표적지의 탄착 부분이 쉽게 찢어지는 데다 범위(탄흔)도 큰 탓에 채점관에 따라 판독 때 인정하는 사격점수에서 편차가 있었기 때문이다.

익명을 원한 한 경찰관은 ““표적지를 바꾸기 전에는 점수 판독을 놓고 당사자와 서로 얼굴 붉히거나 하는 일이 있었다”면서 “이 때문에 채점관으로 동원되는 자체를 많이 꺼렸다. 표적지 하나 바꾸니 그런 애매한 경우가 많이 줄어든 것 같다”고 털어놨다.

최성열 교육계장은 “올해 하반기 정례사격부터 탄흔의 경계가 뚜렷하고 찢어짐이 훨씬 적어 점수 판독이 쉬운 두꺼운 재질의 표적지로 바꾼 결과 경찰관들의 호응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사격제도 개선을 지휘한 이준섭 대구경찰청장은 “경찰 내부업무도 품질관리가 필요하다. 그동안 문제없이 일상적으로 수행해온 업무라도 약간의 관심과 고민을 보탠다면 모두가 더 편리하고 공정성도 더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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