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포항 유통업계, 과일·정육 등 대표 상품 전년보다 판매 부진
생필품 등 매출 소폭 상승…작년 보다 짧은 연휴로 소비심리 위축

명절 특수를 기대했던 포항·대구지역 유통업계가 의무휴업(23일)과 경기불황 등으로 인해 저조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생필품과 건강선물세트 등 일부 상품의 매출만 소폭 올랐지만 과일이나 정육 등 대표적인 명절 상품들은 전년보다 눈에 띄는 감소세를 보였다.

롯데백화점 포항점은 지난 7일부터 21일까지 매출 실적이 지난해 추석명절 대비 0.7% 증가한 데 그쳤다.

5만원 미만 선물세트 확대와 파격할인 등을 펼쳤지만 식품류 선물세트와 상품권 매출만 각각 4.2%와 2%, 견과류·정육 세트 매출은 각각 26%·6% 증가한 반면 청과류 세트는 3%나 감소했다.

롯데백화점 포항점 관계자는 “올해는 3~5만원대 생필품선물세트가 인기가 있었다. 전반적인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라는 악재속에서도 선방한 것에 위안을 삼는다”고 말했다.

대구백화점은 지난 7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된 ‘대백한가위선물대축제’에서 5% 매출 신장했다고 26일 밝혔다.

공산품과 건강기능식품이 10%대까지 오르며 명절 선물세트 매출을 주도했다.

가격 인상과 함께 품귀현상을 빚은 사과·배 세트나 수산물 세트의 수요가 건강기능식품으로 이동하면서 정관장 등 고단가 상품의 판매가 늘어났다.

가장 많이 팔린 품목은 10만원대 정관장과 3만원~5만원대 CJ스팸세트, 2만원~3만원대 동원참치 및 LG생활건강 생활용품 세트였다.

공산품의 매출 구성 비율도 5% 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가장 높은 신장세를 보였던 정육은 보합 수준에 머물렀다.

한우 갈비 세트 등 50만원대 이상 고단가 선물세트의 판매량이 줄고, 판매 단가가 낮은 불고기 및 양념갈비 세트 등 가정 간편식 수요가 증가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남성과 여성 패션 부문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

대구백화점 관계자는 “추석 연휴에 이어지는 바겐세일 기간, 상품권 결제 비중이 높은 제화 코너를 중심으로 패션에 대한 수요가 늘 것”으로 기대했다.

대구신세계백화점은 지난 7일부터 22일까지 전체 매출이 지난해 추석명절 기간과 비교해 13% 늘었지만 “불경기의 영향으로 오픈 2년차 점포 매출실적으로는 부진한 매출신장율”이라고 설명했다.

품목별로는 선물세트와 상품권 매출 신장률이 각각 21%와 3%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 판매실적 역시 한자릿 수에 그쳤다.

이마트 포항점 전체 매출은 1.2% 소폭 올랐지만, 상품권 매출은 5.8%나 줄었다.

지난해 추석과 동일한 수준을 보인 추석 선물세트 중 생활용품은 7.6%나 역신장했다.

포항이동점 역시 추석 선물세트 매출은 3.2% 올랐지만, 전체 매출은 지난해 추석 수준을 유지하는데 그쳤다.

반면 탑마트 우현점은 ‘수목돌풍’으로 제수용품을 구매하려는 수요 덕분에 전체 매출이 지난해 추석 대비 9%증가했다.

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는 “2012년 의무휴업제도 도입 이후 명절 바로 전날과 휴업일이 겹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며 “지난해 추석에는 10일간의 최장 연휴 덕분에 선물을 구매하는 수요가 증가했다면, 올해는 예년보다 짧아진 추석으로 소비 심리는 다소 위축된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남현정 기자
남현정 기자 nhj@kyongbuk.com

사회 2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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