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스틸야드서 외나무 혈투…상주, 서울 원정서 잔류 굳히기 승점 사냥 도전

프로축구 K리그1 정규라운드가 3경기를 남겨놓고 있는 가운데 3년만의 상위스플릿 진출을 노리는 포항스틸러스와 창단 후 첫 상위스플릿 진출을 노리는 대구가 피할 수 없는 한판 승부를 펼친다.

후반기 들어 고참선수들의 전역 등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강등권 위협을 받고 있는 상주상무는 서울을 상대로 부진탈출에 나선다.

포항과 대구는 오는 30일 오후 4시 포항스틸야드에서 K리그1 31라운드 경기를 갖는다.

지난해 대구에 3연패를 당하면 체면을 구겼던 포항은 올 시즌 개막전 3-0승리를 포함해 2연승 가도를 내달리며 전통의 명가임을 재확인시켰다.

그러나 포항이 올 시즌 두 차례 모두 이겼지만 경기력에 있어서 만큼은 선뜻 이겼다고 말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지난 7월 18일 열린 18라운드 경기에서는 강상우의 결승골로 승리를 했지만 경기 내내 대구의 파상적인 공세에 시달리다 가까스로 승리를 꿰찼다.

이런 가운데 어쩌면 시즌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막다른 승부가 벌어진다.

무엇보다 양팀 모두 이번 경기 결과에 총력을 기울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상위스플릿 진출이다.

승점 43점으로 4위에 올라있는 포항은 이번 대구전을 승리할 경우 승점 46점을 획득, 사실상 상위스플릿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다.

이에 맞서는 대구 역시 최근 5경기서 4승 1무로 급상승세를 타면서 7위에 오른 것은 물론 6위 강원과의 승점 차가 1점 밖에 되지 않는다.

여기에 32라운드 인천전, 33라운드 전남전 등 최하위팀과의 경기만 남아 있어 포항을 잡기만 하면 팀 창단 최초로 상위스플릿 진출의 꿈을 이룰 수 있다.

양 팀 모두 팀 분위기가 최고자라는 의미다.

경기력에 있어서도 앞선 2경기 때와는 완전히 달라졌다.

포항은 여름 이적 시장에서 합류한 선수들이 후반기들어 팀의 활력소가 되면서 전체적인 경기력이 향상됐다.

특히 미드필더 이석현이 가세하면서 전반기 내내 팀을 괴롭혀 왔던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3골 3도움을 기록할 만큼 강력한 공격력으로 팀을 이끌었다.

K3 경주FC에서 영입한 김지민과 상주상무에서 영입한 김도형의 가세는 포항의 측면공격력을 극대화 시켰다.

김지민은 지난 8월 26일 전남전에서 프로데뷔골을 터뜨린 뒤 9월 2일 제주전에서 2골을 뽑아내며 팀을 패전위기에서 구해냈다.

상주 전역 후 포항에 입단한 김도형도 26일 상주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리며 공격본능을 드러냈다.

이들의 활약은 기존 공격자원인 김승대와 레오 가말류에게도 큰 힘을 보탰다.

측면 공격자원들의 공세가 강화되면서 라인브레이커 김승대의 활동범위가 한층 넓어 졌고, 지난 29라운드 인천전에서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데 이어 30라운드 상주전에서는 2득점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레오 가말류 역시 상대 수비라인의 저지가 약화되면서 상주전에서 오랜만에 득점포를 가동시켰다.

여기에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돌아온 이진현도 상주전에서 측면자원으로서의 가능성을 확인시켜 줬으며, 떼이세이라는 측면 수비와 공격에서 한층 더 팀 전술에 녹아들고 있는 등 시즌 시작전 기대했던 포항 전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에 맞서는 대구는 포항보다 한층 더 강해진 모습이다.

에이스 세징야의 가세와 여름시장에서 데려온 에드가의 화력이 한층 더 강해지는 데다 김대원·정우재 등 토종자원들의 무한 질주까지 보태지면서 전반기 내내 팀을 괴롭혔던 득점력 부재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후반기 들어 이들이 화력이 불을 뿜으면서 어느 새 38골을 터뜨려 포항의 37골을 넘어섰다.

특히 지난 26일 2위 경남과의 경기에서도 에드가가 동점골을 터뜨린 뒤 3분 만에 추가골을 허용하면서 패색이 짙어졌지만 후반 추가시간 동점골을 뽑아내는 끈끈함까지 갖췄다.

전방이 강해지면서 후방도 덩달아 강해진 것도 대구의 변화중 하나다.

최근 2경기서는 2골씩을 허용했지만 28라운드 서울 원정에서 무실점 경기를 펼치는 등 한층 안정적인 수비를 자랑한다.

결국 이번 포항과 대구전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양 팀의 공격자원들이 어떻게 수비벽을 뚫을 것인지가 승부의 핵이 될 전망이다.

이런 측면에서 김광석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비라인을 구축하고 있는 포항이 다소 유리할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대구의 상승세가 워낙 강한 터라 쉽게 승리를 장담하기는 쉽지 않다.

이날 경기의 또 다른 관심사는 월드컵 스타 조현우(대구)와 포항의 새로운 거미손 강현무의 선방대결이다.

강현무는 당초 자카르타-팔렘방 올림픽 골키퍼로 지목됐으나 조현우가 와일드카드로 선발되면서 태극마크의 꿈을 접은 바 있다.

한편 포항은 이날 오랜 만의 홈경기를 맞아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하며, 최근 영입한 바르셀로나 유스출신 장결희와 우찬양, 김로만이 참여하는 팬사인회를 갖는다.

이에 앞서 같은 날 오후 2시 상주상무는 서울 원정길에 오른다.

상주는 지난 9월 초 고참자원들이 전역하면서 새롭게 팀을 구성했지만 아직 조직력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가운데 강등권에서 멀어져야 하는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최근 심동운 등의 활약이 한층 강해지면서 후반기 초반 팀을 어렵게 만들었던 득점력 문제가 다소 해소됐다는 점이 다행스럽다.

어쨌든 상주로서는 11위 전남이 급상승세를 타면서 승점 3점 차로 따라 붙은 만큼 이번 서울전에서 반드시 승리해 강등권과의 거리를 넓히는 것이 이번 경기의 최대 관심사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정치, 경제, 스포츠 데스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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