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소 ‘무제’
철의 도시 포항을 대표하는 예술축제인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이 13일까지 영일대 해수욕장 일원에서 진행 중이다.

올해는 특히 국내 스틸아트작품의 현재와 미래를 바라볼 수 있도록 국내 최정상급 작가들의 신작과 작품을 영일대 해수욕장 일원에서 선보이고 있다. 이번 축제를 방문할 때 특히 놓치지 말아야 할 작품에 대해 소개한다.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김구림 신작으로 포항을 찾다

올해의 새로운 출품작 중 주목할 만한 작품으로는 국내 아방가르드 1세대 작가로 불리는 김구림 작가의 ‘음양(2006-2018)’이다. 작가는 지난 시기 회화, 드로잉, 오브제, 꼴라쥬, 사진, 영상, 퍼포먼스 등 다양한 형식을 혼용하며 ‘음양’시리즈를 선보여 왔다. 그 작품들 가운데 이는 가장 큰 작품으로 2006년 구상한 후 10여 년간 미완으로 남아 있다가 이번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에서 비로소 실현됐다. 작품은 수직과 수평, 직선과 곡선, 정형과 비정형, 쇠와 돌 그리고 대기(바람) 등 만물을 이루는 원소들이 상징적으로 부여하고 있다.

△철의 물성에 대한 이강소 작가만의 미학적 관점을 선보인 작품

이강소의 ‘무제-94907(1994)’는 70년대 서구근대 미술과 결별하기 위해 이벤트, 설치 작업들을 시작한 후 제작했던 작품들로 이강소 작가의 예술관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대표적인 시리즈이다.

당시까지 우세했던 서구 근대의 세계관에 기초한 전통적인 평면과 입체의 구별을 해체하고 새로운 현대적인 작업의 길을 모색하는 과정에 나온 대표작이다. 특히 철이라는 강한 이미지의 물성을 마치 찰흙과 같은 느낌의 작품은 세 개의 다른 오브제지만 같은 시기에 만든 작품으로 영일대 해수욕장과 잘 어우러져 보인다.

△영일대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신작

올해는 작가들의 다양한 예술적 발상으로 스틸아트웨이 뿐만 아니라 영일대 해수욕장 모래사장에 설치된 작품들도 눈에 띈다. 황성준 작가의 ‘침묵의 시간세우기‘는 바다와 육지가 만나는 경계선에 한 편의 시처럼 서 있다. 미디어 아티스트로 유명한 이이남 작가가 재미있게 표현한 ‘코가 길어지 피노키오’와 마치 하늘에 떠 있는 북두칠성이 투영된 듯 반짝이는 일곱 개의 금속 원판을 모래사장에 설치하여 관람의 재미를 더했다.

이외에도 국내 유명 팝아티스트 작가 빠키의 디자인으로 제작된 철철놀이터와 최문석, 노해율 작가의 움직이는 키네틱아트 작품 등이 가을 바다를 예술로 가득 채운다.

또한 두호동행정복지센터 옆 불빛터널에는 포항시민 30개 단체 500여 명의 ‘호랑이 꼬리를 잡다’라는 주제로 예술강사와 함께 작업한 작품이 선보이고 있다. 아이들의 기발한 상상력으로 철사, 캔, 덕트 등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철 소재의 다양한 재료들이 예술의 색을 덧입어 전시 중이다.

이강덕 포항문화재단 이사장은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은 예술이 일상의 익숙 장소를 어떻게 특별한 장소로 탈바꿈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우수한 모범 사례”라며, “올해 힘든 여건 속에도 흔쾌히 참여해 준 철강기업들과 2018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을 위해 신규 작품을 특별히 제작해 준 작가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2017년 문화체육관광부 지역공연예술제 평가에서 최우수등급을 받은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은 10월 13일까지 29일간 영일대해수욕장 일원에서 ‘호랑이 꼬리를 잡다’라는 주제로 다양한 전시와 체험, 이벤트로 포항의 정체성을 담은 예술의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김구림 ‘음양’
이용백 ‘지루하고 흔해 빠진 소재를 작업하는 이유’
황성준 ‘침묵의 시간 세우기’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