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강소기업이 답이다-복주요양병원·경도요양병원

안동 복주요양병원 전경
전국 1500여 개의 요양병원 중에서도 인간 존엄성 가치를 최우선으로 추구하는 병원이 경북 도내에 있어 화제다. 매월 국내 여러 기관과 동종업체에서 벤치마킹을 하고 있는 안동시 풍산읍에 위치한 복주요양병원으로 이윤환(46)이사장은 노인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한 내 집과 같은 병원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4無2脫’ 인간존엄을 실천하는 병원.
물리치료실
“노인병원인데 냄새가 없다?” 처음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와 보호자들은 냄새 없는 병원을 보고 놀란다. 이곳은 대·소변 냄새와 같은 흔히 이야기 하는 노인 냄새를 맡을 수 없다. 전 병동과 병실이 황토로 시공되어 냄새와 습도를 잡기 위한 인테리어도 눈에 띈다.

복주요양병원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내 집처럼”이다. 이는 환자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4무2탈 운동’을 시행하게 된 근본 이유다. ‘4무2탈’은 냄새제로, 낙상제로, 욕창제로, 와상제로, 탈기저귀, 탈억제대를 말한다. 이러한 6가지 항목은 효과의 측면에서 서로 유기적인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고 시너지 효과 또한 크다.



△ 병원중심 케어에서 환자중심 케어로.

요양병원이라 하면 일반적으로 중풍, 치매 등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 임종을 기다리는 수용소와 같은 부정적인 생각이 다반사였다. 하지만 복주요양병원의 시설과 프로그램은 환자중심에서 생각하고 운영하기 때문에 노인 환자들의 얼굴은 밝고 웃음이 많다.
밝은 미소로 어르신들을 케어하는 간호사들
이곳은 최적의 치료 효과를 만들어 내는 이른바 팀별 환자 케어(Team Approch Care)를 시행하고 있다. 환자의 다양한 문제해결을 위해 의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언어치료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영양사, 간병사, 치위생사가 한 팀을 이루어 상호 협력한다.
온돌 병실
침대가 없는 온돌 병실도 놀랍다. 온동방 운영하는 이유는 어른들이 그동안 지내온 생활환경을 그대로 옮겨 놓아 낙상을 예방하고 잔존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배려에서 시작됐다. 특히 2016년 12월 문을 연 호텔형 프리미엄 병동은 수도권 및 전국에서 1인실, 2인실 상급 병실의 문의와 요구가 잇따라 환자의 안전과 사생활 보호를 위해 마련됐다.
신현수 대표원장
신현수 대표원장은 “병원 중심에서 환자 중심의 병원으로 전국에서 유명해진 우리 재단이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병동간 브릿지를 연결하여 환자들에게 보는 즐거움과 즐기는 공간을 만드는 등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환자를 위한 최고의 병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존엄케어의 진정성을 긍정과 감사경영으로 꽃을 피우다.

이윤환 이사장은 10년 전 경북 북부지역의 환자들이 뇌졸중과 파킨스병의 질환 치료를 받기 위해 대구까지 가서 재활치료를 해야 하는 사실을 알고, 가정으로의 빠른 복귀를 위해서 전문재활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아낌없는 투자를 했다.
미술치료를 받고 있는 어르신
또한 환자와 직원 간 일촌 맺기를 통해 조금 더 가까워지고 어르신들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단순히 몸만 치료하는 곳이 아닌 어르신들의 외로움과 마음 까지 치료하기 위해서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위해 물리치료를 돕고 있는 간호사
수년 전 노인 의료의 선진국이라는 일본을 방문한 이 이사장은 노인을 위한 병원시스템에 적잖이 놀랐다. 가정집과 같이 편안한 분위기의 인테리어와 고령자케어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일본의 1/3 정도 수준인 우리나라의 의료 수가에서는 실현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지만 그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모든 것은 사람의 마음과 손에서 이루어진다는 믿었기 때문이다.
일본 요양병원 관계자들이 복주요양병원을 견학 방문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4무2탈 존엄케어가 진정성 있게 뿌리를 내리기 위해선 무엇보다 경영자의 철학과 직원·환자 그리고 보호자의 이해와 노력이 동반돼야 했다. 그는 먼저 모든 직원을 상대로 긍정과 관련된 도서를 나누어주고, 감사경영을 도입했다. 오늘을 이루어낸 세대를 존경하고 그들의 남은 여생을 존엄성 있게 지켜내기 위해서다.
일본 요양병원 관계자들이 복주요양병원을 방문해 이윤환 이사장(오른쪽)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이틀간 노인의료의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 관계자들이 역으로 복주요양병원을 견학 방문했다. 이날 일본 요시자와 병원 고바야시 대표감사와 마사카즈 츠네야 부이사장은 “한국은 일본 수가의 1/3수준으로 알고 있다. 경영 부분도 무시 할 수 없지만 좋은 환경과 특히나 병원에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 경이롭다. 우리가 오히려 한국의 존엄케어를 배워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 감사로 배운 나눔, 지역사회에 환원 한다.

감사경영은 착한 일하기, 독서·토론하기, 경청하고 배려하여 감사 나누기 등을 습관화·생활화해 나 자신부터 변하는 것이다. 그것을 기반으로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직장에서 소통과 배려를 통해 행복한 일터를 만들고 나아가 지역사회가 행복하자는 운동이다.

이윤환 이사장은 2015년 명실공히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서울아산병원에 초청되어 ‘작은 시골 요양병원의 기적’이라는 주제로 강의했다. 그동안 경험한 존엄케어의 중요성과 감사나눔의 필요성을 차푼히 풀어내어 특강을 듣기 위해 500명이 운집한 대강당에 울림의 파고를 일으키기도 했다.

인덕의료재단(안동 복주요양병원, 예천 경도요양병원) 산하 직원들은 감사를 통해 나눔과 배려를 행하고 있다. 매일 5가지 감사를 적어 카페에 올리고, 부모님, 형제, 동료에게 100감사를 써 감사의 진정한 의미를 나누고 있다.

또한 감사펀드를 통한 기부문화를 통해 “내 작은 힘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감사펀드란 전 직원이 자발적으로 천 원이상 급여의 1% 이내에서 기부금을 모금한다. 이 중 일부는 내부펀드를 조성해 병원 내 환자들을 위해 사용하고, 재단은 직원들이 기부한 금액만큼 1:1로 매칭, 외부감사펀드를 조성한다. 이 펀드는 병원 외부의 정부나 사회복지단체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있는 어려운 이웃에게 사용하고 있다.
인덕의료재단 이윤환 이사장
이윤환 이사장은 “언제 가는 우리 지역에 어르신들께서 공경받고 생활할 수 있는 대한민국 최고의 의료복합체를 만들고 싶은 꿈을 꾸는데, 이것은 모든 환자의 니드(need)에 맞추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공경은 이 시대를 일구어오신 어르신들에 대한 감사가 밑바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감사와 나눔이 재단 병원을 넘어 지역으로 나눔문화가 확산되고 지역을 넘어 이 사회 전체가 나눔에 동참하는 개인이나 단체가 늘어나서 행복한 사회가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오늘도 복주요양병원 직원들은 어르신들을 오늘의 세대를 이루어 낸 세대로 존경하고, 부유한 계층만을 위한 병원이 아닌 서민들도 이용할 수 있는 대한민국 상위 1% 병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존엄케어와 감사경영에 대한 열정은 신문과 방송 등 많은 언론에 보도되면서 시골의 작은 요양병원을 벤치마킹하기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오종명 기자
오종명 기자 ojm2171@kyongbuk.com

안동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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