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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한 수필가
먼동이 트는 새벽 5시가 되면 어김없이 나는 대구 도심을 남북으로 가로 지르는 수달이 사는 신천에 산책을 나선다. 건들바위 역이 있는 집에서 도시철도 3호선을 따라 대봉교로 내려가서 신천 남녘을 향하여 보행자 전용도로로 희망교를 지나 중동교를 거쳐 앞산순환도로와 연결되는 상동교 아래 징검다리를 건너 되돌아오는 8km 왕복 코스로 1시간 남짓 걸린다.

보행자와 자전거 전용도로가 따로 있는 신천은 신천대로와 함께 달구벌 대구의 동맥으로 1년 365일 주·야간 전천후 물과 차량이 끊임없이 흐르고 사람과 물새들이 북적거려 살아 숨 쉬는 신천의 가치는 돈으로 계산 안 되는 엄청난 자산이다. 250만 명 시민의 휴식에 활력을 주며 거대한 대구를 움직이는 심장이기도 하다.

집을 나서면 먼저 아파트 경비아저씨가 주변 정리하시느라고 바쁘다. 새 소식 신문을 돌리는 할아버지에 목례, 산책 나서는 윗 층에 노부부 ‘굿 모닝’ 눈인사를 나눈다. 도롯가에 들어서면 환한 도시철도 3호선 역사에 역무원이 셔터 올리는 소리가 울린다. 새벽 5시 반이면 첫차가 운행되기에 그렇다. 새벽 5시부터 자정까지 하늘열차가 운행되고 건들바위역, 대봉교역 2개가 있는 어둡고 썰렁했던 대봉동은 밤에도 낮처럼 밝아 활력이 넘실거리며 생동감 넘치는 거리로 변신하고 있다.

노선버스도 ‘차고지’행이란 전광판을 켜고 기착지로 기사분이 향한다. 도로를 건너니 도로 분진흡입차가 미세먼지를 빨아들이고 환경미화원 아저씨가 떨어진 낙엽과 오물을 쓸어 담는다. 신천변에는 어두컴컴한데도 많은 시민들이 가로등 따라 산책길을 걷는다. 걷는 사람, 뛰는 사람, 달리는 사람, 자전거 전용도로로 하이킹하는 사람, 테니스 치는 사람, 에어로빅 강사의 율동에 건강생활체조 하는 어르신들, 철봉과 운동기구에 매달려 몸을 돌리는 사람들, 더러 요가 하는 사람과 훌라후프를 돌리며 몸매 관리 하는 사람도 있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듯이 건강 챙기는 운동은 돈과 시간을 투자하면 파급효과가 엄청나다. 그래서 대구의 보물인 신천은 밤낮으로 시민의 휴식과 건강단련의 광장으로 사랑받고 행렬을 이룬다. 행복보장 건강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돈보다도 명예보다도 최우선 0순위다. 건강 잃어 아프면 만사가 귀찮다. 죽으면 끝장난다. 운동하고 관리하여 살아야 보고, 먹는 재미로 산다. 좋은 세상 구경하고 맛있는 것 실 큰 먹을 수 있는 행복 건강이 최고다. 산책에 돌아오는 코스는 대봉교위 사장교각을 지나는 3호선도시철도에 대형광고판으로 도배한 전동차 하늘열차를 만난다. 새벽을 여는 사람들의 발로 산뜻하고 가뿐하게 지상 공중을 달린다. 도로에는 노선버스도 줄을 이어 직장과 학교에 출근하는 시민의 발로 뛴다.

24시 편의점과 하루종일 영업하는 사람, 성당과 교회에 새벽기도 가는 사람. 가게 문 열고 단장하는 사람, 인도에서 직장통근버스 기다리는 사람. 도로에는 새벽에 출근하는 사람과 차랑 들이 속속 늘어나 대한민국의 3대 도시 대구 도약의 기지개를 펴고 있다. 먼동이 트면 새벽을 여는 사람들의 삶의 에너지가 신선한 충전과 활력을 가져오며 아름답다고 살기 좋은 교육수도 ‘칼라풀 대구’를 끌고 달리는 주인공이기에 다 귀하다. 인구절벽시대에 소중한 사람들 정말 국가와 지역을 지탱하는 보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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