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경찰서는 보이스피싱 범죄 예방을 위해 지역 내 무인택배함 5곳에 보이스피싱 예방 스티커를 부착했다. 수성경찰서 제공.
전화금융사기 일명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수거책을 맡은 20대 외국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 수성경찰서는 보이스피싱 조직으로부터 지시를 받아 택배보관함에 있던 돈을 가로챈 혐의(절도)로 A씨(22·말레이시아)를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10일 강남구 논현동 한 다세대주택을 찾아 보이스피싱에 속은 피해자가 내놓은 2400만 원이 든 가방을 회수, 조직 대포통장으로 송금하면서 최초 범행을 저질렀다.

이후 대구로 이동한 A씨는 지난달 12일 오후 4시께 달서구 장기동 주민센터 무인택배보관함에서 770만 원, 13일에는 수성구 만촌동 무인택배보관함에서 1900만 원을 찾아 조직 대포통장으로 돈을 보내는 등 총 3차례에 걸쳐 5110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씨와 함께 입국한 같은 국적의 공범이 용산경찰서에 잡혔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인상착의를 파악했다.

이후 현장 폐쇠회로(CC)TV와 통신으로 추적, 지난달 18일 경기도 안양 한 모텔에서 A씨를 검거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지난달 9일 인천공항을 통해 한국에 입국했으며 앞서 말레이시아 현지에서 수거책 제의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피해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검사를 사칭, ‘통장이 범죄에 연루됐으니 돈을 인출해 택배 보관함에 넣어놔야 한다’고 속였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나쁜 행동인 것은 인지하고 있었으나 쉽게 돈을 벌 생각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수성경찰서는 사건 조사와 함께 지역 내 무인택배보관함 5곳에 보이스피싱 범죄 예방 스티커 100여 개를 부착, 피해 예방에 나섰다.

오승철 수성경찰서 형사과장은 “주로 20∼30대 여성과 노인이 보이스피싱에 속았으나 이번 사건에서는 20대 남성도 포함됐다”며 “보이스피싱 수법이 다양해지면서 피해 연령 범위도 넓어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 금액은 해외로 빠져나가 되찾기 힘든 경우가 많아 사전예방이 중요하다”며 “메시지나 전화로 공공기관을 사칭하는 전화에 절대 속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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