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C 조각승인 현진 작 대형 불상…보물 2000호 '삼공불환도' 탄생

▲ 대구 동화사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
‘대구 동화사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이 문화재청으로부터 보물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4일 ‘대구 동화사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보물 제1999호)과 ‘김홍도 필 삼공불환도’,‘진도 쌍계사 목조석가여래삼존좌상’(보물 제1998호), 자치통감 권129∼132(보물 제1281-6호) 등 4건을 각각 보물로 지정했다.

보물 제1999호 ‘대구 동화사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大邱 桐華寺 木造阿彌陀如來三尊像)’은 높이 2m 이상의 대형 불상조각으로, 17세기에 가장 비중 있게 활동한 조각승인 현진(玄眞)의 작품이다.

좌상의 아미타불상을 중심으로 왼쪽에는 관음보살, 오른쪽에는 대세지보살을 배치했는데 좌상과 입상이 삼존에 모두 등장한 것은 이 시기 삼존상으로는 드문 구성이다.

관음보살상의 복장에서 발견된 발원문(發願文)을 통해 현진을 중심으로 5명의 조각승이 참여해 1629년(인조 7년)에 조성한 사실이 밝혀졌다.

현진(玄眞) 스님은 17세기 불교 조각사를 대표하는 조각승으로 임진왜란 때 왜구에 의해 소실된 불상 조성을 주도했고, 1622년 광해군비 장열왕후(章烈王后)가 발원한 자수사(慈壽寺)와 인수사(仁壽寺)의 11존(尊) 불상 제작을 지휘하는 등 전국을 무대로 활동한 뛰어난 조각가이다.

이 불상은 온화한 얼굴과 무게감 있는 신체 표현 등 현진의 개성을 잘 보여주며, 17세기 전반 목조 불상 중 비교적 큰 규모에 속하는 작품이다. 또한, 조각가, 제작 연대, 봉안사찰과 전각 등에 대한 온전한 내력을 갖추고 있고, 현진이 제작한 불상 중 유일하게 좌상과 입상으로 구성된 작품이라는 점, 시대적 조형감각이 잘 표현돼 있어 예술적·학술적 가치 등 모든 면에서 17세기를 대표하는 사례로 꼽히고 있다.

한편 이날로 보물 지정 번호가 제2000호에 이르렀다.
김홍도 필 삼공불환도(기옥풍경)
문화재청은 김홍도가 1801년(순조 1년) 임금의 천연두 완쾌를 기념해 그린 8폭 병풍 ‘김홍도 필 삼공불환도’를 보물 제2000호로 지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보물 제2000호 탄생은 1962년 문화재보호법 제정 이후 56년 만이다.

문화재 종류는 유형문화재, 무형문화재, 기념물, 민속문화재로 나뉜다.

유형문화재 중에서 중요한 것은 보물로, 인류문화 관점에서 볼 때 그 가치가 크고 드문 것은 국보로 지정된다.

1962년 문화재보호법이 제정되면서 문화재청은 1962년 12월 서울 숭례문(국보 제1호) 등 116건을 국보로, 이듬해 1월 서울 흥인지문(보물 제1호) 등 423건을 보물로 일괄 지정했다.

이후 현재까지 총 336건 국보와 총 2천132건 보물을 지정했다. 실제 지정 건수가 2천 건보다 많은 것은 같은 판본에서 인출한 서책 등은 ‘삼국유사 권2’ ‘삼국유사 권3~5’ 등 부번으로 지정하기 때문이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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