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 감퇴·치매 개선할 신약 가능성 발견

노화 치매환경에서 ASM 증가로 인한 뇌혈관 장벽 손상 기전 모식도. 한국연구재단.
노화 치매에서 나타나는 뇌혈관 장벽 손상에 따른 기억력 감퇴 현상을 개선할 수 있는 신약 개발의 길이 열렸다.

한국연구재단은 경북대학교 의학과 배재성·진희성 교수 연구팀이 노화 치매에서 비정상적으로 늘어난 산성 스핑고마이에리네이즈(ASM)로 인한 뇌혈관 장벽 손상 과정을 규명했다고 4일 밝혔다.

뇌혈관 장벽은 뇌 신경 세포의 기능 유지와 뇌 조직 내 미세환경 조절을 위해 혈액으로부터 필요한 영양분들을 선택적으로 통과시키고 위험 물질은 제한하는 관문 역할을 한다. 뇌혈관 장벽이 손상되면 기억력이 감퇴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금까지 정확한 원인과 과정을 규명하지는 못했다.

연구팀은 65세 이상의 사람 혈장과 노화 동물모델의 혈장·뇌 조직에서 ASM 활성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고, 이는 주로 뇌혈관 장벽을 구성하는 뇌혈관 내피세포에 의한 것임을 발견했다.

연구결과 노화 동물모델에서 증가한 ASM은 뇌혈관 내피세포의 사멸을 유도했다. 세포의 투과성과 관련된 구성물질인 카베올래를 유입시켜 뇌혈관 장벽의 투과성을 높였다. 이 때문에 뇌 조직 내 혈장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유출됐다. 이러한 뇌혈관장벽 투과성 증가는 신경세포·신경조직의 손상을 유발해 기억력을 감퇴를 일으킨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와 반대로 연구팀은 유전적으로 ASM이 억제된 노화 동물모델에서는 뇌혈관 장벽의 투과성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덕분에 신경세포 손상이 감소해 감퇴한 기억력이 향상됐다. ASM 억제에 의한 노화 치매 치료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배재성 교수는 “노화 치매에서 ASM이 뇌혈관 장벽을 조절할 수 있다는 새로운 역할을 제시한 것”이라며 “연구실에서 개발 중인 ASM 억제 약물이 노화 치매를 포함한 다양한 퇴행성 뇌 질환 치료 신약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연구 의의를 설명했다. 이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뉴런(Neuron)에 9월 28일 게재됐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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