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고씨 문경 맏 종중인 산양면 송죽리 덕암마을 ‘개성고씨신천군수종중(회장 고정환)’은 마을 한복판에 있는 ‘원모정(遠慕亭)’을 복원하고, 지난 6일 준공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최교일 국회의원, 고윤환 문경시장, 김인호 문경시의회 의장, 고우현 도의원, 김창기 문경시의회 부의장, 남기호, 박춘남 시의원, 권대진 유학자, 채희윤 문경유림단체협의회장, 남기성 전통예절진흥원 문경지부장, 고영조 문경명륜학교장, 고진태 개성고씨문경종문회장, 최영택 산양면장, 고선희 점촌3동장, 최종성 문경시산림조합장, 고씨종문, 마을 주민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고정환 회장은 경과보고와 인사에서 “보통 정자들은 산 좋고 물 좋은 곳에 지어 선비들이 정신을 수양하는 곳으로 사용했으나, 이 원모정은 재실 겸 정자로 마을 한복판에 세워 효(孝)를 실천하는 도장으로 삼은 것이 특징”이라며, “이런 사실을 발견하고, 쓰러져 가는 건물을 사진 찍어 시장님께 말씀드렸으나, 원칙과 법규를 지키는 시장님은 바로 아무 언질을 하지 않으시고, 그 타당성을 여러 모로 검토해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문중에서도 많게는 고재수 두 형제가 5000만 원을 낸 것을 비롯해 문중 종씨들이 십시일반 모금을 해 문경시나 다른 문중에 부끄럽지 않게 보태 준공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94세의 권대진 전 문경시노인회장은 원모정에서 나온 상량문을 번역하고, 이날 그 내용을 설명하면서 “1930년 이 정자를 세우신 치당공 고완 선생은 오늘의 이 모습을 미리 예견하시고, 정자 이름을 원모정이라고 하신 것 같다”며 “오래도록, 멀리서도 이 정자의 주인공인 고응두 할아버지의 효행을 그리워하며 누구든지 자신이 살고 있는 어느 시대에도 백행의 근본인 효를 본 받으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원모정은 재실 겸 정자라는 점, 효행을 실천한 선조를 기린 점, 일제강점기에도 대한제국의 연호를 쓴 점, 1930년 당시 주변 산천 지명을 거명한 점 등 여느 정자나 재실에서 찾아 볼 수 없는 특징을 갖고 있다.

개성고씨신천군수종중은 이런 정자가 쓰러져 가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고, 고정환 회장을 복원추진위원회장으로 해 2016년부터 복원사업에 나서 총사업비 1억8000만 원(문경시 보조금 50%)을 들여 2년여 만에 사업을 완료하고 이날 준공식을 가진 것이다.

정자 앞에는 밭으로 쓰던 땅에 ‘효공원(孝公園)’을 만들고, 6각 원두막을 설치해 원모정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황진호 기자
황진호 기자 hjh@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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