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통령은 위대한 지도자"…보수-역사 지우기 반대 규탄
"시장 바뀌어도 기득권 눈치 봐"…진보-전시관 공사 즉각 중단을
10·11월 승모·탄신제 앞두고 장세용 시장 리더십 시험대 올라

지난 6일 구미역 중앙로에서 열린 ‘박정희 역사 지우기 반대 범국민규탄대회‘ 거리행진 모습
박정희 전 대통령 유물전시관 건립을 놓고 진보와 보수 시민단체 모두가 반발하고 나서면서 장세용 구미시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10월과 11월은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 숭모제와 탄신제가 계획돼 있어 이를 둘러싼 진보와 보수 간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

장 시장은 현재 두 행사 참석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아 행사를 주관하는 (사)박정희 대통령생가보존회는 현재 장 시장 참석과 불참 등의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5일 진보단체인 구미참여연대는 구미시가 시민여론 수렴을 위해 입법 예고한 ‘구미시 시민참여 공론화위원회 설치 및 운영 조례안’에서의 박정희 전 대통령 유물관 건립 논의를 반대했다.

구미참여연대는 “공론화위원회 설치 운영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환영한다”면서도“그러나 구미시가 추진하는 공론화위원회의 첫 안건이 ‘박정희 유물전시관’ 관련 문제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박정희 유물전시관 문제를 공론화 위원회로 넘기려는 구미시의 입장에 분명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구미 참여연대는 이어 “남유진 전 시장은 시민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민사회와의 소통 없이 박정희 유물관 공사를 강행하는 등 그동안 구미시의 독주만이 있었다”며 “시장이 바뀐 지금까지도 구미시는 지난 시장이 저지른 적폐를 청산하지 못한 채 기득권 세력의 눈치만 보고 있다”고 지적하며 즉각적인 유물관 공사 중단을 요구했다. 또한 “박정희 유물관 공사를 둘러싼 갈등은 시민들 사이에 갈등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공사를 강행한 구미시와 시민들 사이의 갈등이며, 박정희를 이용해 정치적 사익을 챙기려 한 적폐 세력과 시민들 사이의 갈등일 뿐”이라며“장세용 시장이 먼저 할 일은 전임 시장이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한해 수십억이 들어가는 박정희 기념사업을 어떻게 줄일 것인지 시민들에게 설명하는 일이다”고 주장했다.

박정희 대통령 관련 사업에 대한 장 시장의 분명한 태도를 요구한 셈이다.

이에 반해 지난 6일 보수단체인 박정희 역사 지우기 반대 범국민 대책위원회는 구미역 중앙로에서 ‘박정희 역사 지우기 반대 범국민규탄대회’를 열고 장세용 구미시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박정희 역사자료관 명칭변경반대’를 외치는 40개 여 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대책위는 이날 “역사 지우기를 멈추지 않으면 장세용 시장에 대한 주민소환 절차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규탄대회에는 전병억 대책위원장(박정희 대통령 생가보존회 이사장)과 백승주·장석춘·김진태 국회의원, 김태근 구미시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전병억 위원장은 “박정희 대통령은 5000년 가난을 국민과 함께 이겨낸 위대한 지도라”라며“영호남 화합 차원에서 주고받은 것을 정치적 성향이 다르다 해 용도 폐기하는 것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폄훼이자 독선”이라고 말했다.

백승주 의원과 장석춘 의원은 “박정희 역사를 지우는 것은 불가능하다”며“그런 생각을 한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행위’로 앞으로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싸우고 박정희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싸우자”고 했다.

김진태 의원은 “박정희 대통령의 고향 구미에서 박정희 이름 하나 걸 수 없는 지금에 깊이 반성해야 한다”며“이것은 좌파세력의 철저히 준비된 계획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이은 박정희 대통령 이름 지우기를 힘을 모아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참석자들은 ‘박정희역사는 지운다고 지워지지 않는다’는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구미역에서 터미널 네거리를 돌아오는 거리행진을 했다.

대책위는 장세용 시장의 박정희역사 지우기가 멈출 때까지 매주 토요일 구미역 집회, 평일 구미시청 천막 농성을 이어 갈 계획이다. 대책위는 특히 “박정희기념사업 조례에 대한 독단적인 행정운영을 직무유기로 보고 주민 소환 제도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혀 실행 및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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