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문자 40분 뒤 늑장 발송…불산 취급 소식 알리지 않아

8일 오전 10시 51분께 구미시 옥계동 구미국가산업2단지 원익큐엔씨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8일 불산 공포가 또다시 구미를 덮쳤다.

이날 오전 10시 48분께 구미시 구포동 구미 국가산업 2단지에 있는 반도체 부품(석영) 제조업체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업체는 불산을 취급하는 곳으로 화재소식은 순식간에 구미 전역으로 퍼졌다.

다행히 불은 불산 저장 시설까지 번지지 않고 사무실 건물과 제조용 기계와 장비 등을 태운 채 진화돼 우려했던 불산 누출은 없었지만, 진화소식이 전해지기 전까지 인근 공장 직원들과 주민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다.

이 회사 직선거리 1.5km 안에는 900여 명의 학생과 교직원이 있는 고등학교와 1280세대, 490세대가 사는 아파트 단지가 있다. 불이 난 건물에는 도시가스 저장소도 있었다.

화재가 발생한 지 40여 분이 지난 후에야 안전안내 문자를 발송한 구미시 대처도 논란이다.

더욱이 구미시는 안내 문자에서도 화재 발생 지역과 차량 우회 소식만 전했을 뿐 불이 난 난 곳이 불산 취급업체라는 것은 전혀 알리지 않았다.
화재 후 40여분 후 도착한 구미시 문자. 불이 난 공장이 불산을 취급한다는 내용은 없다.
인근에서 자영업을 하는 권 모 씨는 “언론을 통해 화재 소식을 접하고 한참 후에야 구미시 문자가 왔다”며“언론에서는 불산 취급업체라는데 구미시 문자에는 그러한 내용이 없어 대피해야 하나 혼자 검색을 하며 한참을 망설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미시 관계자는 “화재 발생지점은 불산 저장 시설과는 떨어져 있어 불산 누출 위험은 없었다”며“화재 발생 후 진화에 시간이 걸리면서 연기 등이 발생해 이 때문에 안전안내 문자를 발송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이날 화재로 단순 연기흡입 12명, 경상 1명 등 13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다.

구미소방서는 인원 300여 명, 방비 43대를 투입해 진화에 나섰고, 경찰은 화재현장으로 가는 길을 통제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건물 1층 경비실에서 전기 누전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자세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구미시는 2012년 9월 산동면 휴브글로벌에서 불산이 누출돼 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