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산강·냉천 홍수피해 예방 치수 안정성 확보 여론 높아져
환경단체 "홍수보다 가뭄 심해 활성단층·지진위험 노출" 반발

평소 건천화 가 우려됐던 오천읍 냉천이 지난 6일 태풍 콩레이의 강타로 범람 위기까지 가기도 했다. 항사댐이 건설되면 냉천도 연중 적당량의 수위를 유지하는 하천이 될 수 있다.
태풍이 포항지역에 농경지 침수 등 피해를 입혀 포항시가 오천읍 항사리 일원에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항사댐 건설에 대한 필요성이 다시 대두하고 있다.

집중호우와 강풍을 동반한 제25호 태풍 ‘콩레이’가 포항지역을 통과하면서 형산강을 비롯한 지역의 하천들이 수위가 높아지는 가운데 남구 오천읍의 냉천의 물이 불어나면서 홍수 피해예방과 장기적인 치수 안정성 확보를 위한 댐 건설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포항시는 지난 2016년 10월, 당시 국토교통부가 ‘댐 희망지 신청제’를 도입하자 항사댐 건설 추진에 나섰다.

항사댐은 오어지(吾魚池) 상류 지점인 포항시 남구 오천읍 항사리 일원에 807억 원(국비 90%, 726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총 저수량 476만㎥, 높이 50m, 길이 140m에 유역면적 6.8km, 저수면적 0.286㎢으로 건설이 계획됐다.

포항시는 항사댐이 건설되면 오천읍과 동해면 일대 주민 7만여 명에게 식수를 공급할 수 있어서 포항시 전체 식수의 14% 정도를 담당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용수공급, 홍수 및 가뭄에 대한 대처와 냉천 건천화 방지 등의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도 항사댐 건설시 친수공간 조성으로 오어사와 연계해 둘레길, 생태공원 조성 등 관광명소로 개발할 수 있으며, 댐 건설공사로 인한 지역 일자리 창출 등 경제적 파급효과도 기대된다.

포항시는 지자체가 원하면 정부에서 댐 건설을 검토할 수 있는 데다 주민들도 댐 건설을 희망하고 있는 만큼 항사댐 건설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포항지역은 홍수보다 가뭄이 심한 곳인데 항사댐 건설을 통해 홍수예방을 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며 댐 건설을 반대하고 있다.

또한 기존 오어지가 있는데 상류에 다시 비슷한 규모의 댐을 건설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는 논리와 함께 오어지 일대가 활성단층과 양산단층이 직각으로 놓인 지점이라 지진위험에도 노출돼 있다는 환경 외적인 문제까지 지적하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오어지는 유역면적 대비 저수용량이 적다고 지적한다. 가뭄의 경우, 오어지의 저수율이 50% 미만 시에는 용수 지원이 불가능한 데다 오천읍과 동해면의 수원지인 진전지의 경우도 저수율 저하로 일부 지역의 단수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연평균 용수공급량이 144만㎥인 항사댐은 가뭄에 대비해 포항의 자체수원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또한 이번 태풍 ‘콩레이’와 같은 집중호우 등으로 인한 홍수피해도 동시에 예방이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태풍 및 호우로 인한 피해예방을 위해서는 장기적인 치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하도분담 홍수량 저감 대책이 절실하다고 전제하고, 항사댐의 경우 홍수조절용량이 76만㎥에 이르기 때문에 이 같은 기능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와 함께 환경단체에서 지적하는 것처럼 포항지역이 가뭄이 많은 지역이라고 하지만 지난 2001년부터 2015년까지 홍수로 인해 사망 18명, 이재민 1254명, 재산피해 1239억 원 등의 피해가 발생한 점을 감안한다면 가뭄과 홍수를 동시에 예방할 수 있는 다목적 댐의 건설이 필요하다는 것이 지역주민들의 입장이다.

뿐만 아니라 전문가들은 갈수기 유량 부족으로 냉천을 비롯한 하천 생태계의 유지가 곤란한 하천 건천화를 예방하기에도 항사댐은 유용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항사댐 위치도
항사댐이 건설될 경우, 연평균 139만㎥ 규모의 하천유지 유량이 공급되기 때문에 ‘냉천 친환경 생태공원’(고향의 강 정비사업)과 연계한다면 하천 유지수량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하천 생태계 복원은 물론 수질개선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이 같은 평가에도 일부 지역의 환경단체의 주장하는 근거는 환경훼손 등과 관련한 세부적인 지적이라기보다는 두루뭉술한 원론적인 문제 제기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 댐 건설을 찬성하고 있는 대부분 주민들의 주장이다.

게다가 환경문제와는 전혀 다른 활성단층을 들고 나온 것은 일단 지자체에서 하는 사업은 무조건 반대부터 하고 보자는 식의 움직임이 아닌가 하는 여론도 일부에서 돌고 있다.

실제로 국내·외에는 활성단층 등이 있는 지역에 지어진 댐들의 사례를 찾아볼 수 있으며, 각종 첨단 보강공법 등을 통해 충분히 보완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다는 이유 때문이다. 지역주민들은 시민 식수원 마련을 위한 항사댐 건설을 놓고 포항시와 환경단체가 엇 갈린 주장이 시민을 위하고 지역이 발전하는 방향으로 빨리 결론이 나기를 바라는 입장이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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