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서양 온난역 해수 온도 변화가 17개월 후 라니냐·에리뇨 유도

지구 온난화로 기상이변이 많아지고 있는 가운데 포스텍 연구팀이 1년 반 뒤 일어날 엘니뇨 예측할 수 있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열대 태평양의 해수면의 온도가 높아지는 현상을 의미하는 엘니뇨는 열대지역 뿐만 아니라, 전지구적으로 강수량과 대기순환에 영향을 주며 이상기후를 일으키거나, 생물권에도 영향을 미쳐 어장을 파괴하거나 농작물의 흉작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문제는 이런 엘니뇨를 고작 6개월 전에야 예측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 총장 김도연) 환경공학부 국종성 교수·박재흥 박사(현 하와이대학교)팀은 하와이대, 일본해양과학기술센터와 함께 대서양 온난역(대서양 웜풀)을 통해 17개월 이후의 엘니뇨와 라니뇨를 예측할 수 있음을 밝혀내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8일자(현지시간)를 통해 발표했다.

갑작스러운 홍수나 폭염, 유례없이 강해지는 태풍 등 기상이변이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지만, 대표적인 이상기후 발생 요인 중의 하나인 엘니뇨 예측은 1년 이내로 제한되어 있어 충분한 대비가 되지 못하고 있다.

연구팀은 아메리카대륙의 남과 북에 위치해 있으며, 지구에서 두 번째로 큰 온난역 지역인 대서양 온난역 지역의 해수면 수온과 엘니뇨의 상관관계에 대해 연구했다. 그 결과, 이 지역의 해수면 수온 상승 혹은 하강이 17개월 이후의 라니냐나 엘니뇨를 유도해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여름철 동태평양-서대서양 온난역의 해수면 수온에 변화가 생기면 북태평양의 대기-해양 상호작용을 통해 그 다음 해 봄, 북태평양 난류의 순환패턴인 PMM(Pacific Meridional Mode)이 일어나게 된다. 이 PMM이 다시 적도 태평양의 해양파(海洋波)를 일으켜 겨울철 엘니뇨의 발생을 유도한다. 엘니뇨는 열대 태평양 해수면 온도의 주기적 변동을 나타내는 것으로, 우리나라의 기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대서양 온난역을 이용한 연구는 기존에 엘니뇨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던 태평양 효과나 인도양 효과와 독립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예측 기간이 길면서도 그 정확성이 기존의 예측인자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 점은 학계에서도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엘니뇨 예측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지구상의 이상 기후 예측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포스텍 국종성 교수는 “최근 기존에 알려진 엘니뇨와 다른 중태평양 엘니뇨 발생 빈도가 늘어나면서 엘니뇨 예측이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연구는 대서양에 있는 온난역이 엘니뇨를 유도하는 데 중요하다는 사실을 제시한 첫 연구”라며, “특히 최근들어 대서양의 해수면 온도 상승이 다른 지역보다 크기 때문에 대서양 온난역에 대한 기후학적 연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기상산업진흥원과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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