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시 구황동에 위치한 국보 제 30호 분황사 모전석탑은 신라 634년에 돌을 벽돌 모양으로 깎아 만든 탑입니다. 벽돌로 탑을 쌓는 방식은 중국에서 유행하였고, 벽돌처럼 다듬은 돌을 이용하여 탑을 쌓는 것은 인도에서 널리 퍼진 방식이었는데 분황사 모전석탑은 형태면에서는 중국의 전탑을, 재료면에서는 인도의 탑을 본뜬 형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분황사탑이 건립된 선덕여왕대는 신라가 중국 당나라와 본격적인 교류를 취했던 시기입니다. 당시 신라에서 당나라 수도인 장안으로 가기 위해서 중국에 처음 발을 딛는 곳이 바로 산동성 부근이었습니다. 따라서 산동성 사문탑의 형식이 당시 중국을 오가던 사람들에 의해 전래되었고, 결국 신라의 수도인 경주에서 재현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은 탑이 3층까지만 남아있으나 조선시대 생육신중의 한사람이었던 매월당 김시습이 경주를 기행하고 쓴 <동경잡기>에는 "분황사구층탑은 신라 삼보 가운데 하나이다."라고 기록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원래는 9층탑이었을거라고 추정되기는 하지만, 분황사 창건 이후 이미 몇 차례나 보수되어 어느 정도까지 원형이 남아있는지는 알 수 없는 아쉬움이 남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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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분황사 모전석탑 (국보 제30호)

특히 분황사는 원효대사가 머물다 간 사찰로도 유명한데, 이를 알려주듯 입구 옆에 원효대사에 대한 이야기가 적혀있어서 한 번 읽어본 후에 돌아보니 훨씬 더 이해가 잘 될 것 같기도 합니다. 이번 10월에는 경주 분황사를 방문해서 단아한 모전석탑과 주변의 황룡사 터를 걸으면서 한국의 미를 재발견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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