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줄 풀린 개를 피하려다 행인이 넘어지면서 다쳐 개 주인이 벌금을 물게 됐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9월 서울의 한 한강둔치공원에 애완견을 데리고 나갔다가 잠깐 목줄을 풀어놨다.

애완견은 마침 인근을 산책하던 고령의 B씨에게 달려갔다. B씨는 개를 피하려다 발이 걸려 넘어지면서 허벅지 뼈가 부러져 전치 8주의 상해를 입었다.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A씨 측은 “B씨가 개 때문에 넘어진 게 아니고, 설령 그렇다 해도 상해 정도가 지나쳐 그 인과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개의 덩치도 작고 평소 공격적인 성격도 아닌 데다 목줄을 풀어 놓은 곳은 인적이 드물어서 개가 누구를 다치게 할 것이라고 예상치 못했다고도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한혜윤 판사는 그러나 지난 5월 A씨의 과실치상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이에 불복했지만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안동범 부장판사)도 A씨가 주의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판단하고 최근 항소를 기각했다.

2심 재판부는 “애완견의 평소 성향을 만연히 신뢰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은 애완견에 목줄을 하거나 애완견이 타인에게 달려들지 못하게 주시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비록 피해자가 고령이고 당황한 나머지 스스로 발에 걸려 넘어진 것이라 해도 피고인의 과실과 피해자가 입은 상해와의 인과 관계가 단절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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