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단계 목표인구 미달…안동·예천 도심 공동화 등 문제로 노출
한옥마을 백지화 가닥…단계별 추진으로 완료 시기 늦어질 듯

경북도청
경북도가 안동·예천에 조성한 도청 신도시 1단계에 여러 문제점이 드러나자 2단계 사업 계획과 조성 속도를 조절하기로 했다.

1단계 한옥단지가 사실상 실패했다는 판단에 따라 2단계 대규모 한옥단지 계획을 백지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고 1단계 인구 목표도 크게 못 미쳐 사업규모 축소를 고민하고 있다. 또 2단계 공사를 한꺼번에 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 단계별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해 신도시 조성 완료 시기도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

14일 경북도와 경북도개발공사에 따르면 경북도청이 이전한 안동시 풍천면과 예천군 호명면 일대 10.966㎢에 인구 10만 명 규모 신도시를 만들고 있다.

1단계(목표 인구 2만5000 명)로 4.258㎢에 행정타운 조성을 2015년 완료하고 5.547㎢ 규모 2단계(목표 인구 4만5000 명) 공사에 들어갔다.

2022년 준공 목표로 현재 공정률은 10% 정도다.

그러나 조성이 끝난 1단계 사업이 도청과 도의회, 교육청, 경북경찰청 등 공공기관 몇 곳과 아파트단지, 단독주택, 상가빌딩 등만 들어섰을 뿐 목표인구 2만5000 명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지난달 말 기준 신도시 주민등록인구는 1만2859명으로 목표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신도시 인구 가운데 절반 이상은 인근 안동과 예천 기존 도심에서 유입돼 해당 지역 도심 공동화가 심각한 문제로 노출됐다.

이런 상황에서 추가 인구 유입 방안도 뚜렷이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특색 없이 획일적인 건물만 들어서 있고 도로 폭이 좁아 애초 도시계획을 잘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심혈을 기울인 한옥단지는 69필지를 민간에 모두 판매했으나 분양 2년이 지나도록 5필지에 한옥 5채만 들어섰고 나머지는 공터로 남아 사실상 실패작으로 본다.

이처럼 신도시에 여러 문제가 불거지자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구획을 새로 바꾸는 것은 어렵지만 2단계는 변화를 줘야 한다”며 “신도시 원래 목적에서 벗어나지 않는 상태에서 속도 조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경북개발공사가 신도시 2단계 조성계획을 보고하는 자리에서도 1단계 한옥마을이 실패해 2단계에서는 한옥 대신 유럽형 관광모델로 개발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조성 시기는 2단계 사업을 단계를 나눠 점진적으로 개발하는 의견을 내놓았다.

경북개발공사는 2단계 한옥단지와 안종록 사장이 구상한 대구·경북에서 가장 높은 초고층 아파트 건립 구상도 현실성이 없는 것으로 보고 접었다.

공사는 사업 계획과 조성 일정 등에 이 도지사 의견을 어떻게 반영할지도 검토에 들어갈 계획이다. 우선 신도시 2단계 조성 방안을 새로 구상하고 신도시 활성화를 위한 전문가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할 방침이다.

신도시 10만 인구 계획도 수정할지 고민하고 있다.

1단계 아파트와 단독주택이 남아도는 상황에서 2단계에 단독주택 1455가구(3640명), 공동주택 1만6601가구(4만1498명)를 공급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많기 때문이다.

박승직 경북도의원은 최근 도의회에서 “3단계 사업이 끝나는 2027년까지 목표로 잡은 신도시 인구 10만 명은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다”며 “신도시 2단계 사업규모를 대폭 축소하는 방안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승복 기자
양승복 기자 yang@kyongbu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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